• 책을 따라 걷는 도시... 전주 ‘도서관 여행’

    • 한 도시가 책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도서관과 서점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전주시는 도서관을 단순한 독서 공간으로 보지 않고 시민 곁의 생활문화공간으로 확장해 왔다. 나아가 이를 관광과 문화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며 ‘도서관 여행’이라는 새로운 인문관광 모델을 만들어 왔다. 전주의 개성 있는 도서관과 지역서점, 문화공간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어낸 프로그램이 바로 ‘전주 도서관 여행’이다. 그 운영 현황과 올해의 추진 방향을 살펴본다. / 편집자 주

      ▲ 책으로 만나는 도시, 전주 도서관 여행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이 사람과 사회를 성장시키는 힘이라면, 도서관은 책과 시민을 잇는 공간이다. 그래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를 넘어 도시의 문화 수준과 공동체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여겨진다.

      정보가 넘쳐나고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차분히 읽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에 머물렀다면, 오늘날의 도서관은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주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도서관을 도시 관광과 연결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대표 사례가 ‘전주 도서관 여행’이다. 전주의 특색 있는 도서관과 문화공간, 지역서점, 정원 등을 하나의 코스로 엮어 책을 매개로 도시를 체험하도록 기획한 전국 유일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와 함께 전용 버스를 타고 도서관과 골목, 문화공간, 동네서점을 둘러보며 전주의 문화와 일상을 경험한다.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책을 따라 도시를 걷고, 도시를 읽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더 넓고 깊어진 ‘2026 전주 도서관 여행’
      올해 ‘2026 전주 도서관 여행’은 프로그램 규모와 내용이 한층 확대됐다. 전주시는 4월 4일부터 11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 하루코스 1개와 반일코스 2개 등 총 3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도서관 중심 코스에 정원 산책 프로그램을 더해 지역서점과 덕진공원 등을 포함한 총 9개 코스로 확대 운영된다. 책과 공간, 자연과 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전주만의 인문 관광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루코스는 크게 ‘도서관문화 코스’와 ‘기록문화 코스’로 나뉜다. 도서관문화 코스는 완산도서관과 아중호수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등 전주의 특색 있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책과 공간을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일상수집’, ‘사색화원’, ‘정원산책’ 코스에서는 도서관을 거점으로 자연 속에서 독서와 사색을 즐기며 전주의 공간을 천천히 걸어볼 수 있다.

      기록문화 코스는 전주의 출판과 기록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꽃심과 동문헌책도서관, 완판본문화관 등을 잇는 ‘서사한편 코스’에서는 목판 인쇄 체험을 할 수 있고, 서학예술마을과 한옥마을, 천년한지관을 연결한 ‘기억한장 코스’에서는 한지 제작 체험을 통해 여행의 순간을 한 장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반일코스는 보다 가볍게 도서관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역서점과 연계한 오전 프로그램에서는 펜드로잉과 키링 제작 등 참여형 체험을 진행하고, 오후 프로그램에서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과 한옥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등을 둘러보며 전주의 도서관 문화를 여유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2026 전주 도서관 여행’은 도서관을 출발점으로 전주의 문화와 공간, 일상을 함께 체험하는 인문 관광 프로그램으로 한층 확장되고 있다.

      ▲ 도서관이 풍경이 되다... 전주의 새로운 문화 명소
      전주 도서관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각 도서관이 뚜렷한 개성과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하나하나가 단순한 시설을 넘어 전주의 풍경과 문화, 삶의 결을 담은 새로운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아중호수도서관은 음악 특화 도서관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독서와 음악 감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LP턴테이블과 CD플레이어를 갖춰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호수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특별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전라감영 인근 옛 치안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여행 특화 도서관이다. 여행 설계와 정보 안내, 여행 경험 공유가 가능한 공간을 갖추고 있어 시민과 여행자가 함께 머무는 여행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동문헌책도서관은 과거 책방 골목의 기억을 살린 헌책 특화 도서관이다. 시대별 베스트셀러와 다양한 헌책 자료를 통해 세월의 흔적과 책의 가치를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화정도서관은 덕진공원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한옥 도서관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도서와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덕진공원의 풍경과 어우러져 전주다운 독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도서관 여행
      전주 도서관 여행은 시민과 관광객의 높은 관심 속에 전주의 대표 인문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램에는 2,538명이 참여했고, 만족도는 96.8점을 기록했다. 참가자의 57%가 타지역 방문객이었으며, 이 가운데 44.7%는 전주에서 2일 이상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문화 여행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주시는 올해 도서관 대표 3대 책 축제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수학급 학생을 위한 ‘책누리 도서관 여행’, 직장인을 위한 ‘워케이션 도서관 여행’ 등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책을 매개로 공간에 머무르는 체류형 프로그램인 ‘북스테이 도서관 여행’을 새롭게 도입한다. 반나절 코스와 1박 2일 코스로 운영해 ‘책 읽는 도시 전주’의 체류형 문화관광 모델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 도서관 여행은 도서관의 공공성과 문화적 가치를 관광 콘텐츠로 확장한 전주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특색 있는 도서관 조성과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책의 도시 전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책을 따라 걷는 길은 결국 도시의 미래로 이어진다. 전주가 만드는 도서관 여행은 단순한 관광상품이 아니라, 책과 사람, 공간과 일상을 잇는 도시의 새로운 문화 전략이다. 책을 따라 걷는 도시, 전주. 그 길 위에서 전주는 지금 새로운 도시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장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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