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망칠 숭미·기회주의자 한덕수(2)
    • 오태규 / 언론인

    • 두 달도 남지 않은 한시적인 대통령 대행이 지금 최우선으로 할 일은,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대선 출마론에는 가타부타 확언하지 않은 채 간을 보면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트럼프 정권과 관세 협상에는 저돌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쪽에서야 골수 친미 대행이 이끄는 약체 과도 정권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이익을 뽑아내자는 계산이겠지만, 한 대행은 무슨 꿍꿍이로 차기 정권에 부담이 될 게 뻔한 일을 ‘마지막 소임’ 운운하며 나서는 걸까요. 더구나 그가 통상 관료로서 친미적인 태도를 보였던 시절의 미국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중시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습니다. 지금 트럼프 정권은 이전의 미국과 완전히 다릅니다. 오로지 미국의 이익만을 앞세운 채 동맹과 자유무역은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최근 이라는 한국 외교 비판서를 낸 이창천(가명) 전 대사는, 이 책에서 한 대행과 관련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은 정부 고위층에 있는 그를 이용해 협상의 실익을 전부 챙겼다. 미국은 보이지 않는 손과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사용해 두 번에 걸쳐 그를 총리직에 올렸는지도 모른다. 미국이 한국 정부의 인사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는 것은 다 알려진 비밀이다.” 아마 이 문장에서 한 대행이 상식을 벗어나 행동하고 나선 이유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의 최근 행태는 여태껏 그를 키워주고 밀어준 미국에 마지막 보답을 하겠다는 것 말고는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한 대행은 친미 사대주의자, 숭미주의자이기도 하지만 기회주의자이기도 합니다. 출세를 위해서는 배신과 아부를 상황에 따라 거리낌 없이 행하는 인물의 전형으로 꼽힙니다. 호남 출신인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전북 태생을 숨긴 것은 너무 유명합니다. 일례입니다. 김영삼 정권 때 김대중 씨의 측근인 유종근 씨가 전북지사로 당선했습니다. 유 지사가 중앙부처에 있는 전북 출신 관료들의 협조를 얻으려고 당시 특허청장이던 한 씨를 방문했는데 ‘난 전북 출신이 아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그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그 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뒤 유 지사가 대통령 경제고문이 되고 한 씨와 같이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때 그가 태도를 바꿔 ‘나도 고향이 전북’이라고 유 지사에 꼬리를 쳤지만, 유 지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국무총리였으면서도 주미대사 시절에 치러진 노무현 대통령의 7일 국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배신의 대표 사례로 거론됩니다. 배신은 항상 아부와 짝을 이룹니다. 아무리 가깝게 모셨던 사람도 권력을 잃으면 헌신짝처럼 버리고, 아무리 멀었던 사람도 권력을 잡으면 아부해야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의 명품 디올 가방 문제가 한창 시끄럽던 2024년 9월 30일 에 나온 인터뷰 기사가 압권입니다. 한 대행은 ‘윤 대통령은 어떠냐’라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대인이다. 가장 개혁적이고”라고 답했습니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아서냐’라는 되물음에 “국가냐 인기냐 했을 때 (윤 대통령은) 당연히 국가고 국민일 것”이라고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그의 아부는 권력자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철저했습니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외교 실세인 김태효의 언행을 지적하며 그의 이름을 여러 번 물었지만, 끝내 이름을 거명하지 않고 끝내 ‘그분’이란 존칭을 되풀이했습니다.

      맹목적 사대주의와 기회주의는 하나만으로도 국가에 매우 위험합니다. 최고 공직자가 그런 자질을 지니고 있다면 나라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건 불문가지입니다. 밖으로는 국부가 유출되고 안에서는 정부의 신뢰가 붕괴하기 때문입니다. 한 대행은 두 가지 성향을 다 겸비한 최고위 관료입니다. 시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런 사람이 국정을 떠맡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에 큰 불운이자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윗물은 그대로 아랫물의 청탁에 영향을 줍니다. 내란 사태 이후 모두 지켜보고 있는 바와 같이, 한 대행이 이끄는 내각은 썩을 대로 썩었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위헌·위법을 무시로 저지르고도 사과는커녕 반성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나라 경제의 파수꾼인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나라 경제가 나빠져야 이익을 얻는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10여 명이나 되는 장관 중에서 내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장관 모두가 한 대행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곧 새 정권이 탄생하겠지만 한덕수 내각의 악행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용서하지 말아야 합니다. 역대 최악의 내각이라는 역사적 ‘분홍 글씨’를 이 내각의 이마에 깊이 새겨놓고 길이길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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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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