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귀족 노조의 특권 타파, 전북 건설업계와 서민 주거 안정의 열쇠
정치적 공과(功過)를 떠나 윤석열 정부가 지난 국정 운영 과정에서 가장 결단력 있게 추진했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노사 법치주의’의 확립이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고질적 병폐였던 강성·귀족 노조의 불법 행위와 특권 의식에 대해 타협 없는 원칙으로 대응한 것은, 우리 사회의 뒤틀린 공정의 가치를 바로잡는 중대한 분기점이 되었다. 특히 건설 현장의 월례비 갈취와 채용 강요 등 ‘치외법권’처럼 군림하던 관행을 정면으로 돌파한 점은 민생 현장의 비명을 외면하지 않은 실효적 조치였다.
민주주의 정당성과 법의 지배는 산업 현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그간 우리 건설 현장은 어떠했는가. 타워크레인 기사 등에게 지급되던 비공식 사례금인 ‘월례비’는 이름만 사례금일 뿐, 사실상 안 주면 공사를 멈추겠다는 ‘협박성 갈취’로 변질된 지 오래였다. 안전 작업을 빙자한 태업은 일상이 되었고, 공기(工期)에 쫓기는 하청업체들은 부도를 막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뒷돈을 상납해야 했다. 정의로운 노동의 가치를 외치는 현장에서, 정작 힘없는 영세 하청업체들은 거대 노조와 장비 기사들의 서슬 퍼런 갑질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불법 관행’의 직격탄은 전북과 같은 지역 경제에 더욱 가혹하게 작용했다. 대형 건설사와 달리 자본력이 취약한 전북 내 중소 건설사들은 월례비와 같은 비공식 비용을 감당할 기초 체력이 없다.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사투를 벌이는 지역 업체들에게 이런 부당한 추가 비용은 도산으로 가는 급행열차와 같다. 지역 건설사의 몰락은 단순히 기업 한두 곳의 폐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곧 지역 노동자의 실직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며, 전북 경제의 허리를 끊어놓는 연쇄 붕괴를 초래한다. 강성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가 지역 민생을 고사시키는 모순을 낳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모든 불법적 비용의 종착지가 결국 도민들의 주머니다. 건설 현장에서 집행되는 천문학적 월례비와 급행료는 공사비에 고스란히 숨어든다. 이 비공식 비용은 최종적으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주범이 되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에게 전가된다. 우리 이웃들이 땀 흘려 모은 소중한 자산이 건설 현장의 불법적인 ‘상납금’을 메우는 데 쓰이고 있는 셈이다. 분양가 상승은 주거 불안을 심화시키고, 이는 지역의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정부가 강성 노조의 불법 행위를 엄단하는 것이 곧 서민의 주거 복지를 지키는 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그간 ‘건설 현장 폭력 행위(건폭)’ 근절을 선포하며 단호한 법 집행을 이어왔다. 물론 일각에서는 노동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법 테두리를 벗어난 특권과 폭력은 결코 노동권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불법 태업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노동계 전체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선량한 노동자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이제 우리는 이 노사 법치주의를 일시적인 단속을 넘어 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단속의 눈길이 느슨해질 때 다시 고개를 드는 고질적인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선 현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정치는 거창한 이념 투쟁이 아니라 민생의 고통을 해결하는 현장에 존재 이유가 있다. 전북 지역 건설업계를 고사시키고 도민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불법 관행에 종지부를 찍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민생 정치의 출발점이다.
정의는 강자의 목소리가 큰 곳이 아니라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곳에서 실현된다.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노사 법치주의의 원칙이 전북의 건설 현장에서도 단단히 뿌리 내려, 하청업체의 눈물을 닦아주고 도민들의 분양가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강성 노조의 횡포에 당당히 맞선 그 결단력이 전북 경제의 선순환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