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을 믿고 농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정책자금 상환 부담으로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대출 시기에 따라 상환조건이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에다 경영회생자금마저 담보 부족 등으로 이용하기 어려워 실효성 있는 구제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과 전국 청년창업농(2018~2023) 귀농창업자금 상환피해 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창업농 정책자금의 상환기간 연장과 대환대출 등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책위원회는 최근 1년간 자체 파악한 청년농업인 파산 사례가 30명을 넘고, 경영회생자금 신청을 거절당한 사례도 100명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수치는 대책위 자체 집계로 정부의 공식 통계와 대조 확인되지는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정책자금 상환조건의 형평성이다. 2018~2019년 선정된 청년창업농 일부는 3년 거치 7년 상환 조건을 적용받았지만, 2023년 제도 개선으로 5년 거치 20년 상환이 가능해지면서도 기존 선정자들은 소급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반면 2020~2022년 선정자들에게는 개선된 조건이 소급 적용돼 같은 청년창업농임에도 선정 시기에 따라 상환 부담에 차이가 발생했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경영회생자금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농지와 영농시설을 마련하면서 이미 담보를 제공한 청년농업인들이 추가 대출을 위한 담보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에서도 관련 사례가 제기됐다. 대책위는 지난해 7월 김제에서 청년창업농 1기 참여자의 부고를 접한 뒤 같은 해 8월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사망과 정책자금 상환 부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예산 확보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2018~2019년 선정 청년창업농 290명의 대출 상환을 1년 유예하기 위한 이차보전 예산 1억4,100만 원을 의결했지만 최종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책자금별 목적과 대출조건이 달라 과거 대출에 개선된 조건을 일괄 소급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경영회생자금 연계와 상담 지원 등 보완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위는 기존 지원책만으로는 상환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2018~2023년 청년창업농의 귀농창업자금과 후계농육성자금 등에 5년 거치 20년 상환조건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이 청년들이 요구하는 것은 빚을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갚을 수 있도록 상환기간을 늘려 달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이 실제 영농 정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뿐 아니라 농업소득 형성 기간과 상환 능력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