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외국인 유치 실적에 매몰된 전북, 정착 없는 인구정책은 공허하다
    • - 외국인주민 8만 명 시대. 유치 숫자보다 지역 정착과 사회통합 성과 따져야
    • 전북의 외국인주민이 8만 명에 육박했지만 외국인정책은 여전히 유치 실적을 앞세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겠다며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유치에 공을 들이면서도 이들이 지역에 얼마나 남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성과 관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사람을 데려오는 데 집중하고 정작 머물 수 있는 기반 마련에는 소홀한 정책으로는 지방소멸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도내 외국인주민은 7만9,224명으로 2015년보다 83.6%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4.5%에 이른다. 그러나 외국인주민 증가가 곧 지역의 정주인구 확대나 인구구조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유학생이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외국인 근로자가 체류기간 종료와 함께 이탈한다면 유치 실적은 일시적인 숫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유치와 정착을 연결하는 정책의 실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유학생 모집에, 기업은 부족한 인력 확보에, 지자체는 유치 인원 확대에 각각 집중하는 구조에서 정작 취업과 주거, 가족생활을 책임지는 연계체계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을 인구 감소를 메우는 수단이나 값싼 노동력으로만 인식하는 접근부터 바꿔야 한다.

      전북도는 외국인정책의 성과를 유치 인원과 사업 건수로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학생의 도내 취업률과 취업 유지율,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체류 전환, 지역 정착률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기초적인 성과지표조차 확보하지 못한다면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사회통합도 더 이상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주거와 의료 접근성, 자녀 교육 문제는 외국인주민의 안정적인 생활과 직결된다. 기존 주민과의 상호 이해를 높이고 갈등을 예방하는 노력 역시 병행해야 한다.

      외국인주민 8만 명 시대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유치 목표가 아니다. 이미 전북에 들어온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살아갈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전북도와 시군은 외국인정책의 우선순위를 정착과 사회통합으로 전환하고, 구체적인 성과로 그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착 없는 유치는 숫자만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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