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정청래의 당대표 출마, 민주당을 위한 길인가
    • 더불어민주당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본다면 정 대표의 출마는 당의 미래보다 혼란과 갈등을 키울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당 지지율 하락과 일부 지역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당내 원로와 중진들까지 공개적으로 쇄신을 요구하는 상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집권 여당 지도부라면 이러한 목소리를 정치적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국민과 당원이 보내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당권 경쟁이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정 대표가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전당대회는 정책과 비전 경쟁이 아닌 친정청래와 반정청래 진영의 대결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민주당 전체의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지금 야당이 아니라 집권 여당이다. 경제와 민생, 외교와 안보 등 국가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여당이 당권 다툼에 매몰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의 역할은 정권 성공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 그러나 지도부 책임론 속에서 벌어지는 당권 경쟁은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치인은 출마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지도자는 때로 출마하지 않을 책임도 있다. 지금 정청래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한 번의 도전이 아니라 당의 통합과 쇄신을 위한 결단이다. 스스로 한 걸음 물러나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위한 길이며 진정한 정치적 책임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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