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한 세미나(5.15)에서 “주한미군은 북한 격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우리는 더 큰 인태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미군재편계획(GPR)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될 뿐 병력 규모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하는 발언이었다.
2003년 11월 부시 대통령의 GPR 발표에 따라 2004년부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추진되어 주한미군 37,000명의 일부 부대가 역외작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라크전 지원을 위해 이미 차출된 미 2사단 제 2전투여단을 포함해 주한미군 8,500명을 감축하고, 1개 스트라이커 여단 4,500명을 순환 배치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특정 국제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처럼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주한미군 스트라이커부대를 투사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해 2025 국방전략(NDS)의 GPR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를 한반도 넘어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외작전 대상도 불특정한 국제분쟁이 아닌 중국을 특정하고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지난 7월 11일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언급하며 “미국의 초점은 억제력 정립이며, 이를 위해 3국 협력이 필수”라고 밝혀 북한을 넘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을 강조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은 새로운 국방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기능과 조직도 단계적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제1단계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위해 작전 범위를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고, 제2단계로 북한 위협을 한국이 책임지게 하도록 전시작전권의 조기 이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대북 위협에 대해 ‘한국 주도-미군 지원’이라는 한국방위의 한국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미 합참의 직접 지휘통제를 받는 주한미군사=한미연합사=유엔사와 인태사령부의 지휘통제를 받는 주일미군사의 재편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관은 합참의장이 아닌 또 다른 한국군 4성 장군이 맡게 되고 주한미군 사령관(4성)이 부사령관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군 4성 장군이 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아왔으니 미군 4성 장군이 그 자리에 있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세계 패권국가의 4성 장군인 데다가 트럼프 정부의 장군 감축 움직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미래 연합사의 틀은 오래 가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렇기에 결국은 미래 한미연합사 체계에서 부사령관을 맡게 될 주한미군 사령관이 4성에서 3성 장군으로 격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주한미군 사령관이 3성 장군이 될 경우, 과연 주한미군사령관이 다국적통합사령부인 유엔사 사령관 직을 계속 맡을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유엔사 활성화 계획에 따라 유엔사 부사령관은 미군 중장이 아닌 캐나다 육군 중장, 호주 해군 중장, 영국 육군 중장에 이어 현재 캐나다 육군 중장 등 미국이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Five Eyes)’ 국가의 3성 장군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만약 유엔사령관이 3성 장군으로 격하된다면, 유엔사 부사령관도 소장이 되는 등 유엔사령부 직급이 한 계급씩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다국적통합사령부 사령관을 3성 장군이 담당하는 사례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유지하되 유엔사령부를 원래 있던 일본으로 재이전, 주일미군사령관이 겸임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유엔사령부는 1950년 7월 도쿄에서 창설되었다가 1957년 7월 용산기지로 이전되었으며, 2018년 6월 현재의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옮겼다. 만약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재이전하게 되면, 새로운 유엔사령관은 현재 공군 중장이 맡고 있는 주일미군 사령관이 육군 대장으로 바뀌어 맡게 된다. 확대 재편되는 새 주일미군 사령관은 미 본토에 있는 미 육군 1군단 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하여 육군 대장이 맡으면서 유엔사령관을 겸임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사령관을 겸직하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같은 대장임을 감안할 때,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사령관의 3성 장군 격하,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유엔사령부의 위상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되면, 한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유엔사 회원국(전력제공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호스트 국가인 한국도 유엔사 회원국에 참가하라는 거센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다국적통합군사령부에서 나토와 같은 다국적통합 전투사령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동아시아 안보 지형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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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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