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유엔사령관이 3성 장군으로 격하된다면, 유엔사 부사령관도 소장이 되는 등 유엔사령부 직급이 한 계급씩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다국적통합사령부 사령관을 3성 장군이 담당하는 사례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유지하되 유엔사령부를 원래 있던 일본으로 재이전, 주일미군사령관이 겸임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유엔사령부는 1950년 7월 도쿄에서 창설되었다가 1957년 7월 용산기지로 이전되었으며, 2018년 6월 현재의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옮겼다. 만약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재이전하게 되면, 새로운 유엔사령관은 현재 공군 중장이 맡고 있는 주일미군 사령관이 육군 대장으로 바뀌어 맡게 된다. 확대 재편되는 새 주일미군 사령관은 미 본토에 있는 미 육군 1군단 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하여 육군 대장이 맡으면서 유엔사령관을 겸임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사령관을 겸직하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같은 대장임을 감안할 때,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사령관의 3성 장군 격하,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유엔사령부의 위상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되면, 한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유엔사 회원국(전력제공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호스트 국가인 한국도 유엔사 회원국에 참가하라는 거센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다국적통합군사령부에서 나토와 같은 다국적통합 전투사령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동아시아 안보 지형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은 크게 1969년 닉슨 독트린, 1990년 동아시아전략구상(EASI), 2003년 해외미군재편계획(GPR) 발표 등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국방전략은 네 번째 맞이하는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 변화이다.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국방전략도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변화가 반드시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닉슨독트린은 한국방위산업의 출발점이 되었고, EASI는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의 계기가 되었으며, GPR은 한국방위의 한국화로 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대외군사전략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을 하던 차원을 넘어 우리의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국가이익을 증대하는 데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2007년 ‘안보다이아몬드 구상’과 2013년 ‘인도-태평양 구상’을 제시해 자국의 전략 속에 미국을 끌어들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국방전략을 추진하자, 나카타니 방위상은 ‘하나의 전구’ 구상을 미국에게 제안하여 일본의 보통국가 구상을 구현하는 데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엔사의 일본 이전 문제는 이시바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 구상과도 관련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전작권 전환’을 내걸었고 첫 민간인 출신 안규백 국방장관 후보자도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2019년에 제1단계 기본운영능력(IOC)은 검증을 통과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승인을 받았다. 2022년 제2단계 완전운용능력(FOC)도 성공적으로 검증작업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요구로 한미 SCM의 ‘승인’은 유보되었고, 이제 제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작업만 남았다. 트럼프 정부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전략으로 볼 때, 한국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먼저 전작권을 한국군에게 돌려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해 철저한 군사태세를 갖춰나가야 한다.
전작권 환수가 소프트파워 차원의 자주국방이라면, 첨단 무기체계의 국산화는 하드파워 차원의 자주국방이다. 한국은 현무 시리즈, 특히 현무-V 미사일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한 데 이어, 4.5세대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체계를 구축하였다. 금년 4월 극초음속미사일 요격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연말까지 군사정찰위성 4기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향후 드론 탑재 경항공모함을 추진할 계획이며, 한·미 협의를 통해 원자력 추진 중형잠수함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우수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방위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미국이 최첨단 무기 개발에 집중하면서 우리 방산업체는 전통적인 재래식무기 분야의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잡았다. 최근에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미국 방산시장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 4대 강국’ 건설을 국정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급변하는 정세 변화는 우리 안보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기회로 잘 활용한다면 진정한 자주국방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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