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PTPP 영향평가 ‘두 잣대’ 제조업 이익은 넓게, 농업 피해는 좁게
    • 신장식 “동일한 기준으로 농업 전·후방 산업 피해 분석해야”
    •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따른 제조업의 경제적 이익은 전·후방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까지 포함해 6조원대로 추산하면서 농업 피해는 연평균 7,100억원의 생산 감소를 중심으로 산정해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장식 의원은 7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CPTPP 경제적 영향분석에 농업 전·후방 연관 산업과 지역별·농가규모별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영향평가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CPTPP 가입 시 경제성장 효과와 산업별 영향 잠정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협정 발효 후 15년간 농업 생산은 연평균 7,100억원 감소하는 반면 제조업은 6조3천억~6조7천억원의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산업별 영향 산정 범위다. 제조업은 해당 산업뿐 아니라 전·후방 연관 산업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까지 분석한 반면 농업은 농업 생산액 감소를 중심으로 분석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신 의원의 지적이다.

      현재 검역상 수입이 금지된 사과가 향후 개방된다고 가정할 경우 사과 생산액 감소에 그치지 않고 비료·농기계·종자·농약 등 후방산업과 식품·포장·가공·물류·유통 등 전방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조업의 이익을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까지 계산했다면 농업 피해 역시 같은 기준으로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 영향평가가 빠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업 피해는 농가소득 감소와 농촌 일자리, 지역 상권과 지방세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농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 분석에는 지역별 피해 전망이 포함되지 않았다.

      영국의 경우 CPTPP 가입 과정에서 유사한 논란이 제기됐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별도의 농업 영향분석을 통해 주요 품목의 생산량뿐 아니라 가격과 고용 변화까지 분석했다. 양고기 생산량은 10.5~11%, 소고기와 밀은 3~6% 감소하고 양고기 부문 고용도 11% 줄어들 수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치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품목별 피해 규모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123개 품목을 토대로 농업 영향을 분석했다고 밝혔지만 세부 품목별 피해 추정치는 내놓지 않았다. 특히 자본력과 가격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농에 대한 별도 영향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CPTPP 회원국의 평균 농산물 개방도가 96% 수준인 만큼 사과·배·복숭아 등 현재 검역상 수입이 금지된 민감품목에 대한 보호방안 마련도 과제로 꼽힌다.

      신 의원은 “제조업 이익을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까지 포함해 계산한다면 농업 피해도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지역별·농가규모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품목별 피해 예측치를 공개한 뒤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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