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 문턱 낮추고 열린 행정… 천호성호 교육혁신 본격화
    • 스피드게이트 철거·회의 생중계 개방 행정… '독서 300' 등 공교육 체질 개선 드라이브
      美 공립학교 참관 계기 '국제형 농촌유학' 추진… 천 교육감 "작은 학교, 세계 교실로"
      체류형 주거 인프라 확보·일선 교원 행정 부담 완화 등 실질적 안착 과제

    •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핵심 기치로 내건 민선 5기 천호성호 전북교육이 행정 문턱 낮추기부터 기초학력 신장, 글로벌 교육 교류로 이어지는 교육자치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위주의적 관행을 허물고 닫혀 있던 교육행정을 도민에게 개방하는 한편, 학령인구 절벽과 지방소멸이라는 파고에 맞서 도내 작은 농촌학교를 세계적인 배움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선언적 구호를 넘어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주요 정책적 행보와 남겨진 과제를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 물리적 장벽 허문 '개방 행정'… 회의 생중계로 밀실 논란 차단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의 교육행정 체질 개선은 소통 방식의 전환에서 출발했다.

      천 교육감은 전북교육청 본관 출입구에 설치돼 불통과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지적받았던 스피드게이트를 전격 철거했다.

      청사 진입 장벽을 완전히 걷어내는 동시에 1층 로비와 도서관 등 공용공간을 도민과 교육가족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개방했다.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도 이어졌다.

      전북교육청 주간 정책회의를 비롯해 직속기관장 및 시·군 교육지원청 기관장 회의를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전환했다.

      정책이 입안되고 결정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공개해 밀실 행정 논란을 차단하고, 주요 정책의 공공성과 행정적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 기초학력 책임제와 안전망 재정비… '독서 300'으로 미래 역량 함양
      학생 중심 교육 분야에서는 학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기초학력 책임교육과 전북형 독서 브랜드인 '독서 300 프로젝트'를 전면에 배치했다.

      기존 암기 위주 평가 방식을 탈피해 학생 개별 성장을 관찰하고 지원하는 '성장 중심 수업·평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초·중·고 12년 동안 학생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독서로' 시스템을 가동해 기초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육 인프라 확충과 맞춤형 진로 지원,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시스템 구축도 병행되고 있다.

      아울러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와 학생 인권이 상호 존중받는 교육인권 보호 체계를 정비해 교실 내 갈등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 지역소멸 정면돌파… '교육장 지역추천제'와 '글로벌 전북유학'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소규모 학교 존립 위기 앞에서는 현장 밀착형 교육자치와 외연 확장 정책을 결합했다.

      본청 주도의 일방적 관료 임명에서 벗어나, 지역 교육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는 현장 인사를 주민과 교육공동체의 추천을 거쳐 발탁하는 '교육장 지역추천제'를 도입해 풀뿌리 교육자치의 기틀을 다졌다.

      외연 확장 정책으로는 기존 농촌유학을 발전시켜 특성화고 국제반과 해외 청소년 유치까지 연계하는 '글로벌 전북유학'을 본격화했다.

      도내 작은 학교의 학생 수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고유한 자연과 문화, 특색 교육과정을 경쟁력 삼아 도시와 해외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방파제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14개 시·군과의 유기적인 교육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교육혁신선도지역 공모에 나서는 등 지자체와의 협력망도 넓혀가고 있다.

      △ '구호' 넘어선 실효성 검증… 정주 여건과 교원 업무 경감 관건
      다만 이러한 혁신 구상들이 선언적 구호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피로도를 줄이고 실행 기반을 정밀하게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전북유학의 경우 단순 협약(MOU)이나 단기 관광성 방문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해외 청소년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체류형 주거시설 확보와 지자체 차원의 재원 분담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천 교육감은 "방문과 협약은 출발점일 뿐 진짜 중요한 것은 정교한 실행"이라며 "지자체 및 현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거주시설과 생활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교육 생태계로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장 지역추천제의 공정성 담보와 함께, 기초학력 및 독서 300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일선 교원들의 행정 업무 가중을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뒤따라야만 공교육 혁신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뷰]
      천호성 교육감 "전북의 작은 학교, 세계 청소년 배우는 글로벌 교실로"

      천호성 교육감은 최근 미국 시애틀과 시카고를 방문해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의 올림픽뷰 K-8 공립학교를 참관하고, 오는 2027년 도입을 목표로 해외 청소년 대상 단기 캠프인 가칭 'A.C.T in Jeonbuk(전북에서 만나는 11일)' 운영 방안을 논의하며 국제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 학교는 정규 수업의 약 90%를 한국어로 진행하는 공립 이중언어 학교다.

      천 교육감은 인터뷰에서 "해외 공교육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열기는 전북교육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며 "한국어를 배우는 일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전북의 특색 있는 농촌학교들이 해외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배움터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A.C.T in Jeonbuk'에 대해 "미국 학생들이 도내 작은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과 나란히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전북의 유구한 역사와 자연, 첨단 산업 현장을 체험하는 실질적 교육 교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전북의 작은 학교를 세계 청소년들이 찾아와 함께 숨 쉬고 배우는 글로벌 교실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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