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자 전주갑 3선인 김윤덕 의원이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 전반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입각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정치적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을 비롯한 도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유력한 도지사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온 김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락하면서 도지사 도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향후 총선 출마 여부를 둘러싼 다양한 셈법은 여전히 정치권의 관심사다.
정치권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번 김 후보자 지명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인사 원칙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인사에서 ‘탕평책’을 기본으로 삼되, 핵심 보직에는 자신과 정책적 호흡이 잘 맞는 인물을 중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여정을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정무적 동지’로 평가받는다. 호남권 의원 중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했던 김 의원은 이후 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당 운영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 지난 대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 김 후보자의 국토부 장관 지명은 단순한 ‘지방선거용 카드’가 아닌,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과 국토 균형발전에 사활을 건 국정기조에 부합하는 실무형 인사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정부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는 실무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정치적 생색을 내지 않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의 주요 전북지역 출마자 구도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김관영 현 도지사와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완주·진안·무주·장수)의 전략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또 다른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재선의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의 행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으로서 부동산 가격 안정, 새만금 국제공항과 노을대교 착공, 호남권 철도망 확충 등 현안 해결에 성과를 낼 경우, 호남 정치의 중심 인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의 지역구인 전주갑은 현재 뚜렷한 경쟁 주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어 장관직을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면 4선 고지도 무난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후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인사청문회에 임해 과열되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주택 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통해 집값 안정에 노력하겠다”며 “국토 균형발전과 교통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추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서울=김영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