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주관한 ‘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B2B 수출상담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총 284건의 상담과 231만 달러의 계약 성과가 이를 입증했다. 더욱이 15개국 52개 해외 바이어와 도내 58개 식품기업이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활발히 교류한 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국제 비즈니스의 새로운 활로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과는 전북이 세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발효식품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이번 상담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협력의 시너지’에 있다. 전북도가 주관하고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이 주최했으며 KOTRA와 한국무역협회(KITA)가 든든한 협력 파트너로 나섰다는 점이다. 공공기관과 유관 단체가 긴밀히 협력한 결과 도내 중소 식품기업들이 해외 바이어와 직접 만나는 실질적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KOTRA의 해외무역관을 통한 화상상담은 국경의 제약을 넘어 글로벌시장 진출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현장에서는 즉석 시식과 체험을 통해 계약으로 이어지는 등 ‘성과 중심형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북은 예로부터 ‘발효의 땅’으로 불렸다. 전통 장류와 김치, 젓갈, 식초 등은 수백 년간 지역민의 생활과 식문화를 지탱해 온 자산이다. 여기에 최근 건강식품과 간편식, 기능성 음료 등 현대인의 식습관 변화에 부응하는 신제품들이 결합하면서 전북의 발효식품 산업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바로 그 변화를 국제 무대에서 검증받은 계기였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지의 바이어들이 K-FOOD 열풍 속에서 ‘청정원료·전통발효기술·건강가치’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행사를 계기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출상담이 실계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사후 관리와 현지 마케팅, 인증 지원 등 촘촘한 후속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북도가 코트라의 ‘긴급지사화 사업’과 연계해 후속 상담 및 현지 시장조사를 추진하려는 계획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성과를 통해 전북은 ‘발효식품의 고장’을 넘어 ‘세계가 찾는 K-FOOD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발효산업은 단순한 지역 특산품 수준이 아니라 농업·바이오·건강·관광을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융합산업이다.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식품 수출 확대는 농가 소득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된다. 따라서 도는 이번 상담회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요구에 맞춘 품질관리 시스템 확립과 통합 수출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전북 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이제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다. 세계 각국의 바이어와 기업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북의 뿌리 깊은 발효기술과 현대적 식품산업의 결합이 세계 식품시장에서 ‘K-FOOD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잡을 때, 전북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식품 수출의 허브로 우뚝 설 것이다. 이번 성과를 ‘지속 가능한 도약의 출발점’으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