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바다·땅을 잇는 길, 새만금 인입철도의 의미
    • 김관춘 칼럼 / 논설위원
    • 전북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을 하나로 잇는 대역사가 시작됐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고시한 ‘새만금신항 인입철도 기본계획’은 전북 도민의 오랜 염원이자 새만금 개발의 실질적 전환점을 의미한다. 군산 대야역에서 새만금 신항까지 48.3km를 잇는 단선전철을 건설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 1조 5천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단순히 철도를 하나 놓는 공사가 아니라, 그 위에 전북의 미래 100년의 산업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는 셈이다.

      이번 인입철도는 새만금을 관통하는 첫 번째 철도로서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기존 대야~옥구 구간 19km는 전철화하고, 옥구~새만금 신항 29.3km 구간은 새로 건설된다. 여기에 옥구, 새만금국제공항, 새만금, 수변도시, 신항만철송장 등 다섯 개의 정거장이 새롭게 생긴다. 공항, 항만, 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새만금은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항공·해운·육상이 결합된 복합 물류거점 도시로 진화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실로 막대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2조 2천억 원, 고용유발 1만 4천700명, 부가가치유발 7천500억 원이 예상된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적 경제효과는 물론, 완공 이후 지속적인 물류·여객 수요 증가가 지역경제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르면 2050년 하루 여객 1만3천 명, 컨테이너 2,400톤, 일반화물 270톤을 수송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철도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전북 산업경제의 생명선이자, 사람과 물류가 흐르는 새로운 경제혈관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인입철도는 새만금 개발의 ‘교통축’ 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올해 개통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와 사법부 판단이 남았지만 내년 착공이 예정된 새만금국제공항, 그리고 이미 조성 중인 새만금 신항만과 맞물리면, 하늘·바다·땅이 하나로 이어지는 입체 교통망이 완성된다. 여기에 영호남내륙철도, 국가식품클러스터 인입선, 서해안철도 등과의 연계가 더해지면, 전북은 대한민국 서남권 물류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실은 결코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새만금 인입철도는 2016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처음 반영됐지만, 이후 행정 절차의 지연과 정책 우선순위에 밀리면서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도, 지난 정부의 ‘새만금 SOC 적정성 검토용역’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등 난관이 거듭됐다. ‘신항만 기본계획과의 연계 필요성’이라는 이유로 고시가 미뤄졌고, 사업은 표류 위기에 처했다.

      그때마다 김관영 도지사와 도 관계자들은 국토부, 해수부, 기재부, 국무조정실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부처 간 이견을 조정했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수십 차례의 방문과 설득 끝에 마침내 기본계획이 확정된 것은, 행정과 정치가 하나로 움직인 결과이자 전북의 뚝심이 빚어낸 결실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완성도’다. 새만금 사업은 그동안 느린 추진력과 행정 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인입철도만큼은 그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내년 착수될 기본 및 실시설계 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안정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철저히 검토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예산 집행과 공정관리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

      특히 사업비가 예타 당시보다 3,400억 원 이상 늘어난 만큼, 비용 상승 요인을 세밀히 관리하고 불필요한 재정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전략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철도 건설 과정에서 지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인력을 적극 고용해 ‘공사 그 자체가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철도가 개통된 이후에는 새만금신항을 중심으로 항만·공항·철도가 결합된 통합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기업, 제조업, 첨단산업이 모여드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단순한 SOC가 아니라 산업과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스마트 경제벨트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새만금 인입철도는 단지 전북의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 물류체계를 분산시키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 전략 인프라다. 새만금이 국제공항과 항만, 철도를 기반으로 동북아 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산업 구조도 변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앙정부는 이 사업을 ‘지방의 요구’가 아닌 ‘국가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의 새만금은 더 이상 과거 ‘먼지만 풀풀 날리던’ 미완의 땅이 아니다. RE100 산업단지, 글로벌 메가샌드박스, 수변도시 조성 등 미래 산업의 거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 인입철도라는 ‘철의 대동맥’이 더해지면, 전북은 바야흐로 국가균형발전의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다.

      새만금의 미래는 이제 철길 위에 서 있다. 산업이 흐르고, 인재가 밀려오고, 물류가 쏟아지는 이 철도는 전북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반이다. 새만금 인입철도가 차질 없이 완공되어 전북이 대한민국 서남권의 심장으로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한다. 이것이야말로 전북이 스스로의 힘으로 열어가는 미래 100년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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