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기후·에너지·환경 통합 중간지원조직’ 설립이 필요하다는 제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생물다양성 보전은 이제 개별 부서나 단일 사업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책의 통합성과 현장 실행력을 동시에 갖춘 지원체계가 있어야 지역 차원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북연구원이 제시한 통합플랫폼 구상은 의미가 크다.
특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조직 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중앙정부 정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차원의 중간지원조직 구축은 필수적이다. 중앙의 정책 방향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이를 지역 여건에 맞게 해석하고 주민과 기업, 시민사회로 연결하는 매개가 없다면 정책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미 타 광역지자체들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화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통해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을 통합 지원하고 있고 경남 역시 ‘경상남도환경재단’을 설립해 환경교육, 시민참여, 환경산업 육성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 사례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대응 역량을 지역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북 역시 출발이 뒤처진 것은 아니다. 전북자치도 자연환경연수원,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녹색환경지원센터 등 다양한 조직들이 오랜 기간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교육, 탄소중립 실천을 이끌어 왔다. 문제는 이들 조직이 각기 다른 재정 구조와 관리 체계 속에서 분산 운영되면서 전문 인력 확보와 안정적 사업 추진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민간 부문의 환경 실천 과제를 전담하고 정책 실행을 뒷받침할 통합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는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흩어져 있는 역량을 모아 ‘전북형 기후·에너지·환경 플랫폼’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전북도가 지향하는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비전 역시 지속가능한 환경 기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전북연구원이 제안한 단계별 추진 전략은 현실성과 점진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1단계에서는 전북탄소중립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통합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자 협의체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2단계에서는 기능 통합과 재정 효율성, 공간·시설 통합, 관련 조례 정비를 통해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 마지막 3단계에서 통합 기후·에너지·환경 중간지원조직을 공식 출범시켜 전북 특화 정책 개발과 현장 지원을 본격화하는 구상이다.
이 통합중간지원조직이 자리 잡는다면 전북은 기후·생물다양성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지역 협력의 허브를 갖게 된다. 주민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촉진하고, 환경교육과 실천을 연결하며 나아가 환경·에너지 산업 육성까지 아우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후위기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전북은 분산된 대응을 넘어 통합과 연계를 통한 실천력 강화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통합중간지원조직 설립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