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김관영 ‘현금 의혹’ 파문, 도덕 불감증 민낮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현금 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전격 제명했다. 폐쇄회로 영상에 포착된 금품 제공 정황은 도민은 물론 국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고, 당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중징계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사안의 엄중함을 방증한다. 지방 권력의 핵심에 선 현직 광역단체장이 선거를 앞두고, 도덕성 논란으로 소속 정당에서 제명당하는 초유의 사태는 전북 정치 지형에 큰 파장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로 전북지사 경선은 안호영·이원택 의원 간 2파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단순한 구도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 지도자의 자격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공직자는 법적 책임을 넘어서는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는다. 특히 선출직 지도자는 그 지역의 품격과 신뢰를 대변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자기 절제가 필수적이다.

      김 지사는 대리기사 비용 지원 차원의 제공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행위가 공적인 자리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정치인의 처신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맥락까지 국민의 평가 대상이 된다.

      ‘의도는 선했다’는 항변이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면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지도자의 기본 책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청년 당원들과의 자리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미래 정치의 주역이 될 청년들에게 금품이 오가는 장면을 보여준 것은 정치 문화의 퇴행을 드러낸 단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가 신뢰를 잃는 순간,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 것도 바로 청년 세대다. 그런 점에서 당시 도지사로부터 돈을 받은 참석자 누구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거나 거절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민주당이 신속히 제명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은 당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후 조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공천 과정과 내부 감시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특정 정당을 넘어 우리 정치 전반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정치권 전반에 만연한 ‘관행’이라는 이름의 느슨한 윤리의식 역시 이번 기회에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 작은 일탈을 방치할수록 더 큰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향후 경선 과정에서 김 지사의 행보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누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추었느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물 검증의 기준이 한층 엄격해져야 하는 이유다.

      정치는 신뢰로 작동하는 공적 영역이다. 한 번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번 도지사 경선이 도덕성과 책임 정치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뼈아픈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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