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은 민주당의 ‘정치적 소모품’인가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68만 원 대리비에 난도질당한 175만 도민의 주권
      - 단 12시간 만의 ‘야간 기습’ 제명, 누구를 위한 폭거인가
      - 형평성 잃은 이중잣대, 전북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제물인가



      민주당에게 전북은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는 ‘정치적 소모품’에 불과했는가. 175만 도민의 압도적 지지로 세워 올린 전북의 리더십이, 단 12시간 만에 중앙당의 차가운 칼날 아래 난도질당했다. 68만 원이라는 대리비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묻어둔 채, 민주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전북의 시계를 멈춰 세웠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절차가 정의로울 때 비로소 그 권위를 얻는다. 그러나 이번 김관영 전북지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단죄 과정에는 실체적 진실도, 도민에 대한 예우도 없었다. 오직 차가운 정치적 계산과 의구심 가득한 ‘야간 기습’ 제명만 존재할 뿐이다. 지난 4월 1일 밤, 전북 정가는 만우절 거짓말보다 더 황당한 비보를 접했다. 오전 10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감찰 지시가 내려진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당 지도부는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현직 도지사이자 지지율 1위 후보인 김관영 지사를 전격 제명했다. 죄명은 ‘금품 제공 의혹’. 지난해 말 식사 후 시·군의원과 청년들에게 대리비 명목으로 68만 원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물론 선거를 앞둔 정치인의 금품 제공은 액수를 막론하고 경계해야 마땅하다. 김 지사 본인도 “경솔한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제명 처분은 사안의 실체를 가리기도 전에 내린 ‘졸속 심판’이자, 전북을 제물로 삼은 정치적 숙청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사건의 맥락을 보라. 김 지사가 대리비를 건넨 대상은 지역의 시·군의원들과 청년 당원들이다. 술자리가 끝난 뒤 연장자가 대리비를 챙겨주는 행위는 우리 정서상 오랜 기간 미덕과 배려로 통용되어 왔다. 대리비가 없어서 받은 것도 아닐 테고, 김 지사 또한 무슨 거창한 대가를 바랐다면 식당 CCTV가 뻔히 돌아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소액을 낱낱이 나누어 주는 어리석은 짓을 했겠는가. 취기를 빌린 ‘정서적 배려’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부적절함을 자각하고 이튿날 즉각 회수한 정황은 최소한의 정상참작 사유가 되었어야 한다.

      더 분노스러운 점은 민주당의 이중잣대다. 그간 민주당은 타 지역 단체장 후보들의 숱한 비위 의혹에는 얼마나 관대했는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나 각종 수사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타 지역 후보들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사법부 판단’을 앞세워 공천장까지 쥐어준 사례가 수두룩하다. 심지어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도 관용을 베풀던 민주당이다. 그런데 유독 전북에서는 68만 원이라는 사안을 두고 단 하룻밤 만에 ‘정치적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것이 민주당이 외치는 공정인가, 아니면 만만한 전북을 향한 특정 계파의 ‘길들이기’인가.

      민주당에게 전북은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는 소모품인가. 도민들이 선택한 도지사를 중앙당 지도부가 하룻밤 새 낙마시키는 행위는 175만 전북도민의 주권을 정면으로 모독하는 오만한 처사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공세를 막기 위해 가장 유력한 우리 지역 후보를 '꼬리 자르기' 식으로 내던진 것이라면, 이는 전북 정치를 중앙 정치의 방패막이로 쓴 비겁한 행태다. 도지사의 행정력과 비전은 외면한 채, 단 한 번의 경솔함을 빌미로 전북의 리더십을 해체한 처사를 도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전북의 미래가 멈춰 섰다는 점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초기 안정화와 새만금 예산 복원 등 한시가 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현직 지사가 당적을 잃고 범죄자 프레임에 갇힌 상황에서 국책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 리 만무하다. 민주당의 성급한 결정이 전북의 미래를 인질로 잡은 셈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투명하게 재조사하라. CCTV 영상 하나에 기대어 ‘정치적 꼬리 자르기’를 할 것이 아니라, 돈의 성격과 회수 과정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68만 원 대리비 뒤에 숨겨진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지금 도민들이 느끼는 것은 공의(公義)가 아니라 거대 정당의 오만한 횡포다.

      김관영 지사 역시 도정 수장으로서 오해를 살 행동을 한 실책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과(過)에 대한 책임은 정당의 편의주의적 가위질이 아닌 법적 절차와 민심의 심판에 따라 물어야 한다. 전북은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닫혀버린 민주당의 문이 전북의 자존심마저 닫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Copyrights ⓒ 전북타임즈 & jeonbuktimes.bstor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전북타임즈로고

회사소개 | 연혁 | 조직도 | 개인정보보호,가입약관 | 기사제보 | 불편신고 | 광고문의 | 청소년보호정책 | 고충처리인 운영규정

54990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태진로 77 (진북동) 노블레스웨딩홀 5F│제호 : 전북타임스│ TEL : 063) 282-9601│ FAX : 063) 282-9604
copyright ⓒ 2012 전북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bn880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