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와 현대차그룹의 9조원 규모 새만금 투자 계획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산업, 수소에너지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이번 투자는 침체된 전북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사적 기회다. 수십 년간 개발 지연과 투자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새만금이 국가 미래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열렸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축배가 아니다. 투자 규모의 화려함에 취하기보다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냉철한 행정력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수많은 대형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일부는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사라졌고, 일부는 축소되거나 지연됐다. 투자협약(MOU)은 시작일 뿐 결과가 아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수소산업은 막대한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 각종 인허가 절차, 교통망 구축, 정주여건 개선 등 복합적인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기업이 투자 의지를 밝혔더라도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사업은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투자 성공 여부는 기업보다 행정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도는 이제 투자 유치 성과를 홍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자 실행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규제 해소와 기반시설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지역 인재 양성과 기업 지원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 투자 효과가 도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9조원이라는 숫자는 희망을 준다. 그러나 도민이 원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다. 전북의 미래를 바꿀 진짜 성과는 투자 발표가 아니라 투자 집행에서 나온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9조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9조를 끝까지 현실로 만들어낼 행정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