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民生)은 패싱하고, ‘선거용 DB’ 수집엔 눈먼 전북도의회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던 전북의 웅대한 약속,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가 정부와 정치권의 차가운 외면 속에 철저히 패싱당하고 있다. 전북의 미래 먹거리와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국책 사업들에서 철저히 패싱당하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지역민들의 가슴은 배신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이 엄중한 시국에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도민의 대변자이을 자처하는 도의원들이 전북 패싱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는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무력하기 짝이 없더니, 뒤편에서는 참으로 해괴하고 졸렬한 권력 남용을 획책하고 있었다. 도민을 위한 거시적 책무는 철저히 방기(放棄)한 채, 제 밥그릇과 뱃속을 채우기 위한 ‘선거용 정보 수집’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최근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전북교육청을 압박해 일선 학교에 발송한 개인정보 요구 공문은 그 추악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들이 요구한 자료는 다름 아닌 교직원과 민간인 신분인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의 성명과 개인 연락처였다.

      백번 양보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의 정보는 의정 활동의 연장선이라 치자. 그러나 대체 무슨 권한과 명분으로 공무원도 아닌 민간인 신분의 학부모 대표들의 사적 휴대전화 번호까지 내놓으라 윽박지른단 말인가. 이는 헌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초법적 폭거에 다름없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자료 요구 대상의 교묘한 필터링이다. 전북 전역을 대상으로 한 정책 감사가 아니었다. 도의회 교육위원 개개인의 ‘지역구(선거구)’ 내 학교들만 콕 집어 명단을 요구했다. 이 명백한 정황이 가리키는 결론은 단 하나뿐이다. 교육 발전을 위한 의정 자료 수집이라는 핑계는 허울 좋은 가면에 불과하며, 실상은 차기 지방선거를 대비해 지역구 내 여론 주도층인 학부모 대표들의 연락처를 사적으로 강탈해 ‘선거용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 한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행태이다.

      동의하지 않으면 안 내면 된다는 도의회 교육위원장의 유체이탈식 해명은 도민을 두 번 우롱하는 처사다. 공적인 감사를 빌미로 도교육청과 학교라는 공적 행정망을 사적 이익을 위한 통로로 전락시켜 놓고, 논란이 일자 "자발적 제출"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비겁하기 짝이 없다.

      전북 패싱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는 눈을 감고 입을 닫았던 자들이, 제 밥그릇을 지킬 ‘선거용 사냥감’을 찾는 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모습에 도민들은 깊은 멸시와 분노를 느낀다.

      도의원이라는 직함은 지역민의 삶을 돌보고 전북의 권익을 지키라고 도민들이 잠시 빌려준 공적 무기이지, 개인의 영달과 재선을 위해 무고한 시민들의 사생활을 난도질하라고 쥐여준 칼자루가 아니다. 공적 권한을 사적 욕망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북도의원들은 도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도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대들이 수집하려 했던 그 연락처를 쥔 손들이, 다가올 선거에서 어떤 무서운 심판의 도구로 변할지를 생각해야할 것이다. 도민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Copyrights ⓒ 전북타임즈 & jeonbuktimes.bstor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전북타임즈로고

회사소개 | 연혁 | 조직도 | 개인정보보호,가입약관 | 기사제보 | 불편신고 | 광고문의 | 청소년보호정책 | 고충처리인 운영규정

54990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태진로 77 (진북동) 노블레스웨딩홀 5F│제호 : 전북타임스│ TEL : 063) 282-9601│ FAX : 063) 282-9604
copyright ⓒ 2012 전북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bn880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