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성 교육행정, ‘조직표’ 아닌 ‘교실’을 바꿔야 성공한다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성공적인 교육행정의 이정표를 세워주길 기대하며


      교육청의 조직 개편 소식은 언제나 요란하다. 미래교육에 대응한다느니,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느니 하는 수식어와 함께 국·과·팀의 이름이 화려하게 간판을 바꾼다. 그러나 정작 개편의 온기가 도달해야 할 학교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이름만 바뀌었지 달라진 게 없다”는 냉소가 지배적이다. 조직표는 거대해지고 본청의 자리는 늘어났는데,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업무 다이어리는 여전히 과부하 상태다.

      그동안 반복되어 온 관행적이고 전시행정식 조직 개편의 한계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치적 쌓기용으로 추진된 조직 재편은 교육청 내부의 세력 확장이나 행정 기구의 비대화로 끝나기 일쑤였다. 본청에 기획 부서가 신설될 때마다 현장에는 지원 서류와 보고 공문이 도리어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되풀이되었다. 현장과 결여된 상명하달식 개편이 초래한 필연적 결과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천호성 교육행정이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조직 개편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공하는 교육행정의 기준은 교육청의 덩치가 얼마나 커졌느냐가 아니라,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느냐’에 달려 있다.

      진정한 현장 중심 행정이 되기 위해 천호성 교육감이 가장 먼저 단행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허울뿐인 본청 중심의 기구 개편을 지양하고, ‘실질적인 업무 이관’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우선, 교육청 본청은 거대한 집행 기관이 아닌 정교한 정책 수립 및 지원 기관으로 슬림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늘어난 인력과 권한을 각 지역 교육지원청과 학교지원센터로 대폭 이관해야 한다. 계약제 교원 채용, 학교폭력 심의, 시설 관리 및 복잡한 계약 업무 등 교사의 손을 묶어두고 있는 과중한 행정 업무를 지원센터가 직접 떠안아 처리해 주는 구조적 결단이 필요하다. 교사가 행정 서류에 묻혀 지내는 한, 아무리 화려한 교육 정책도 교실 안에서 꽃을 피울 수 없다.

      둘째로, ‘사업총량제’의 엄격한 적용이다. 신규 사업이나 부서를 신설할 때 기존의 실효성 없는 사업과 공문 제출 요구를 정량적으로 폐지하는 인과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비대해진 행정은 끊임없이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학교로 내려보내는 습성이 있다. 이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어떠한 개편도 현장에는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셋째, 조직 개편의 성과를 평가하는 주체를 ‘본청’이 아닌 ‘현장 교직원’으로 바꿔야 한다. 개편 후 스스로 성공이라 셀프 치하할 것이 아니라, 일선 교사와 행정실 직원들이 실제로 업무 경감을 체감했는지를 객관적 지표로 평가받는 대담함이 필요하다.

      교육은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교육청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다.

      천호성 교육행정에 거는 지역사회의 기대는 크다. 과거의 관행에 갇힌 ‘보여주기식 행정’을 과감히 털어내고, 교실의 숨통을 트여주는 ‘실질적 업무 이관’을 성취해 내길 바란다. 조직표의 화려한 변신이 아닌, 교사의 환한 미소와 교실의 활력으로 증명되는 성공적인 교육행정의 이정표를 세워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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