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용’ 외치던 교육행정, 시험대에 오른 인사 원칙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인사가 만사다’라는 오랜 격언은 단순한 행정적 구호가 아니다. 조직의 방향성과 가치, 그리고 그 조직이 사회로부터 얻는 신뢰의 크기를 결정짓는 엄중한 경고다. 특히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책임지는 교육행정기관에서의 인사는 일반 행정기관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적·윤리적 잣대가 요구된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삶의 태도와 사회적 가치를 몸소 보여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벌어지고 있는 4급 개방형 직위인 ‘교육협력과장’ 공모를 둘러싼 논란은, 과연 전북교육청에 최소한의 인사 검증 체계와 도덕적 기준이 작동하고 있는지 깊은 의문과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과거 음주운전 전력으로 교육감 인수위원회 위원직에서 스스로 사퇴했던 송영진 전 전주시의원이 두 달 만에 교육청 본청의 핵심 요직에 지원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더군다나 해당 음주운전 사건은 ‘윤창호법’ 시행 이후 발생했으며, 적발 장소 또한 아동들의 안전이 최우선시되어야 할 초등학교 인근이었다. 교원단체와 현장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무관용 원칙을 촉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현재 도내 현장 교사들은 자격연수를 마쳤다 하더라도 음주운전 이력이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발령이 전면 취소되는 등 엄혹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받고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올바른 준법정신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직무적 특성상 이러한 기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지휘하고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교육청 4급 고위직 인사에 음주운전 전력자를 앉히려 한다면, 이는 현장 교사들에게 가혹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고위직에게는 특혜를 주는 심각한 형평성 위배다. 현장 교원들의 자존감은 실추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천호성 교육감 체제가 출범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이러한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인사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교육행정의 청렴 기준과 인사 원칙이 정당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결정적 방증이 될 것이다. 인수위 사퇴 두 달 만의 요직 지원은 도민과 교육계의 눈높이를 무시한 ‘위장 사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우며, 나아가 ‘보은 인사’나 ‘내정설’이라는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도덕성과 청렴을 강조했던 천 교육감 본인의 언행과도 정면으로 충돌하여 자가당착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교육행정의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임기 초반에 공정성과 청렴이라는 기본 원칙이 흔들린다면, 향후 추진될 어떠한 교육 정책도 도민과 교원들의 자발적 동의를 얻기 힘들다. 이번 개방형 직위 임용 건은 단순한 한 명의 공무원 채용 문제가 아니라, 천호성 교육감 체제의 공직 기강과 청렴 의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다.

      전북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도민과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엄격한 도덕적 기준과 공정한 인사 원칙을 세워 부적절한 인사를 배제하는 엄정함을 보여줄 때만이 무너져가는 교육행정의 신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인사가 만사가 될지, 망사가 될지는 결국 원칙을 지키는 결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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