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와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 정작 진드기 감시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북은 인구 대비 환자 발생률이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고위험지역이다. 그런데도 전북도가 지역별 감염 위험을 얼마나 면밀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앙정부의 감시체계만 탓할 일이 아니다. 도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전북도의 방역 책임부터 엄중히 따져야 한다.
국회 박지원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SFTS 환자는 280명으로 전년보다 64.7% 증가했고, 사망자도 26명에서 41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환자 다발지역 17곳 중 9곳, 사망 다발지역 7곳 중 5곳에는 진드기 감시지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과 방역 감시망 사이에 심각한 불일치가 드러난 것이다.
전북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지난해 전북의 인구 10만 명당 SFTS 발생률은 1.15명으로 전국 평균 0.55명의 두 배가 넘는다. 농촌지역이 넓고 고령 농업인이 많은 전북의 특성을 고려하면 감염병 대응은 도민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이다. 그런데 전북도는 이러한 위험에 걸맞은 자체 감시체계와 예방대책을 갖추고 있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감염병 관리는 질병관리청만의 책무가 아니다. 지역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북도와 일선 시·군에도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전북도는 14개 시·군별 환자와 사망자 발생 현황, 진드기 감시지점 분포, 예방사업 실적을 공개하고 감시 사각지대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고위험지역이 확인된다면 감시망 확충을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자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과 보호장비 지원, 보건소와 의료기관의 조기진단 연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감염병 방역의 성과는 형식적인 교육 횟수나 진드기 채집 실적이 아니라 실제 감염과 사망을 얼마나 줄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전북도가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 감염 위험을 확인하고도 기존의 방역사업을 반복하는 데 머문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주의 당부가 아니라 지역별 위험도에 근거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전북도는 도민의 생명을 중앙정부의 감시망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 방역의 최종 책임 주체라는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