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전라도를 사랑한 고하 최승범 시인 별세
    • 남원에서 태어나 전북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고 정년퇴직 후에도 전주 고하문예관 관장으로 활동한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이 지난 13일 오후 6시 15분께 전주 아중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91세.

      남원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 삭녕 최씨 집성촌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원농업학교, 전주 명륜대학(1952년 전북대로 통합)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남원농업학교에 가기 전 순창공립농업학교에 다녔다. 당시 같은 방을 쓴 1년 선배가 박춘호(1930∼2008) 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친구가 고하문예관을 만든 양효섭 스타저축은행 설립자였다. 1952년 전북대 초대 문리과대학장으로 온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1891∼1968)에게 배웠고 1958년 '현대문학'에 소설가 김동리(1913∼1995)의 추천으로 시조시 '설경', '소낙비'를 실으며 등단했다. 대학에선 고전문학을 연구했고 1969년 지역 동인지 '전북문학'을 창간했다.

      '후조의 노래'(1968), '가랑잎으로 눈 가리고'(2004), '행복한 노후'(2019), '자투리'(2021), '짧은 시, 짧은 여운'(2021) 등 시집 20여권과 수필집 '반숙인간기'(1968), '여운의 낙서'(1973) 등을 펴냈다. '수필 ABC'(1965), '한국 수필문학 연구' 등 저서도 남겼다. 정운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만해대상 문예부문 등을 받았다.

      1996년 전북대 교수 퇴직 후 같은해 고하문예관 관장으로 부임, 최근까지 원로 작가로서 지역을 지키며 문학에 전념했다. 2008년 구술 채록 당시 "야나기 무네요시가 한국 예술 문학의 특질을 한이라고 얘기했고 저도 처음엔 그것에 혹했지만 지금은 신바람, 풍류 정신이 우리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인 신석정(1907∼1974)의 사위이다. 유족은 3남(최강섭·최가산·최영섭) 등이 있다.

      /김관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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