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전북 김 육상양식, ‘K-김’ 산업의 미래를 연다
    • 김은 ‘바다의 금’이라 불릴 만큼 대한민국 수산업의 대표주자이자 효자 수출품이다. 한류 붐을 타고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며 연간 수출액이 1조3천에 이를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최근 김 산업은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해양오염, 해역제한 등의 이유로 전통적인 바다양식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의 새로운 미래를 육지에서 찾으려는 전북의 도전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수산업의 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의미 있는 시도다.

      전북도는 전국 최초로 김 육상양식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해양수산부의 공모사업에서 주관 지자체로 선정되며 미래형 김 산업 전환의 중심에 섰다. 바다가 아닌 땅에서 김을 기르는 육상양식 기술은 환경 제약과 계절성을 극복하며 연중 고품질 생산을 가능케 한다. 이는 단순히 ‘양식 장소의 전환’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수산업으로의 구조 혁신을 뜻한다. 전북연구원의 지적대로, 김 육상양식은 산업화 가능성이 높고 친환경적이며 식품·바이오·기자재 등 연관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북수산기술연구소가 독자적으로 확보한 김 종자부터 유엽, 물김 생산까지의 전주기 기술 체계다. 이 기술력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와 산업화를 위한 준비가 충분히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연구원이 강조한 실증단지 조성과 창업캠퍼스 운영, 민간투자 유치, 기존 어업인과의 공존 전략은 김 산업의 생태계를 더욱 촘촘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는 청년과 귀어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력 유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육상양식의 성공은 단순히 한 지역의 성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된 ‘K-김’ 육상양식 모델을 조기에 정립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수산업은 더 이상 전통적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미래형 첨단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전북도가 보여준 도전은 김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혁신적 모델이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타지자체, 그리고 민간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이 길을 확장시켜야 할 때다. ‘K-김’이라는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기술과 친환경 생산,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어우러지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하고 민간기업은 투자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김 육상양식은 산업구조 전환과 수산정책 혁신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전략 분야다. K-김 육상양식 표준모델을 조기에 정립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면 전북도는 김 육상양식 시대를 이끄는 수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김 산업의 새로운 시대, 그 출발점에 선 전북의 실험이 대한민국 수산업의 미래를 밝혀 주기를 기대한다. 지금이 바로 전환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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