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AI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인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박정희·김대중 대통령이 산업화·정보화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 고속도로를 구축해야 한다. 2026년 예산안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번째 예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은 제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지 정확히 5개월째 되는 날”이라며 “불법 계엄의 여파로 심화된 민생경제 한파 극복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비상한 각오로 임했고, 다행히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은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만큼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27조원 규모로 저성과·저효율 지출을 삭감하면서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8.1% 늘린 728조원으로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둔 예산은 AI 산업 지원 예산으로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총 10조 1천억 원을 편성해, 2조 6천억 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 5천억 원이다.
이 대통령은 “AI·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3천억 원으로 19.3% 확대 편성했다”며 “향후 5년간 150조 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미래 성장의 씨앗인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성장의 혜택을 국민께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첨단전략산업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였다. 올해보다 19.3% 확대 편성한 35조3000억원이다.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도울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방비도 크게 늘렸다. 올보다 8.2% 증액된 66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방위비 증액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 실현을 앞당기겠다”며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사용하고, 세계 5위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한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취약계층 생활 보호를 위한 예산도 늘렸다. 이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안정적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51% 인상해 생계급여를 4인 가구 기준으로 매월 200만원 이상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계급여가 5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주 APEC을 계기로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한중 관계를 복원한 것을 두고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