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부끄러운 전북 정치, ‘무공천’ 요구받는 민주당의 현주소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식사비 대납 의혹과 잇단 잡음… 도민의 자존심은 누가 지키나



      전북의 정치가 다시 한번 ‘참혹한 봄’을 지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이 한창이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찬 정책 대결이 아니라 ‘고발’과 ‘사죄 요구’, 그리고 ‘석연찮은 판정’뿐이다. 급기야 원내 제3당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로부터 “전북도민에게 백배 사죄하고 무공천하라”는 뼈아픈 일갈까지 듣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전북 정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근 불거진 이원택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은 전북 정치의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청년들과의 식사 및 음주 비용 72만 원 중 일부를 제3자가 대납했다는 혐의로 경찰 고발이 접수된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이 후보 측은 “본인 식사비는 직접 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경선을 불과 하루 앞두고 경찰 조사가 시작된 것만으로도 도민들에게 준 실망감은 회복하기 어렵다. 더욱이 중앙당 선관위가 안호영 후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없음’으로 치부하며 경선을 강행한 것은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 후보가 지적한 “석연찮은 무혐의”는 단순한 경쟁자의 투정이 아니라, 민주당 공천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도민들의 집단적 불신을 대변한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 대표가 던진 메시지는 전북 민심을 더욱 무겁게 짓누른다. 조 대표는 최근 김관영 지사가 ‘금품 제공’ 혐의로 제명된 사태와 이원택 후보의 의혹을 묶어, 민주당을 향해 “전북도민에게 백배 사죄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심지어 “선거법을 어긴 정당이 다시 후보를 내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며 전북지사 무공천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평소 ‘지민비조’로 불릴 만큼 돈독했던 두 정당 사이에서 이런 거친 언사가 오간다는 것은, 현재 전북 내 민주당의 위상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반증한다.

      민주당은 그간 호남에서 ‘일당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누려왔다. 하지만 그 권력의 그늘에서 자라난 것은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오만함과 도덕적 불감증이었다. 김관영 지사의 제명과 이원택 후보의 고발 건은 그 오만함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경선 일정만을 고집하고 있다. 상대 당인 조국혁신당이 도민의 자존심을 대변해 ‘사죄’를 요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전북 도민들은 묻고 있다. 과연 민주당에게 전북은 무엇인가. 아무리 흠결 있는 후보를 내세워도, 아무리 석연찮은 과정으로 공천을 해도 어차피 찍어줄 ‘표밭’에 불과한가. 조국 대표의 요구대로 사죄를 하든, 안호영 후보의 주장대로 철저한 재감찰을 하든, 민주당은 이제 결단해야 한다. 도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경선 투표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뉘겠지만, 이번 사태로 상처 입은 전북의 자존심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도민들은 단순히 ‘민주당 후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을 대표할 만한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를 원한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일갈을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사죄해야 할 때 침묵하고, 책임져야 할 때 꼼수로 일관하는 정당은 언젠가 민심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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