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조 성과급 요구와 ‘30조 피해’ 협박… 노조의 오만이 부른 국가 경제의 재앙
전쟁터에서 적군과 대치 중인 병사가 보상금이 적다는 이유로 총구를 거꾸로 돌린다면 이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그것은 권리 주장이 아니라 명백한 이적행위이자 배신이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이 딱 그 꼴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전 세계가 사활을 건 ‘초격차 전쟁’을 벌이는 엄중한 시기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대략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심지어 노조 간부는 SNS를 통해 파업 시 30조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실상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협박에 가까운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
우선 노조의 요구 조건부터가 상식을 한참 벗어나 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주장의 기저에는 ‘회사의 수익은 오직 우리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지독한 자기중심적 사고가 깔려 있다. 묻고 싶다. 삼성전자의 수익이 오직 라인에 선 노동자들의 망치질과 납땜으로만 만들어진 것인가.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진의 밤샘 연구, 경영진의 과감한 선제적 투자, 그리고 무엇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지탱해 준 국민적 성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이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더욱이 노조에 묻고 싶은 본질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만약 회사가 유례없는 불황으로 수조 원의 적자를 냈을 때, 노조원들은 그 손실을 함께 감수할 용의가 있는가. 수익이 날 때는 ‘내 몫’이라며 45조 원을 요구하면서, 적자가 날 때는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뒷짐을 지는 행태는 비겁함을 넘어 파렴치하기까지 하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겠다는 심보가 과연 정당한 노조 활동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가. 적자의 고통은 나누지 않으면서 과실만 독식하겠다는 발상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기주의의 극치다.
반도체 공정은 단 1초의 멈춤도 허용하지 않는 초정밀 산업이다. 과거 평택 사업장에서 단 28분간 정전이 발생했을 때 입은 손실만 500억 원에 달했다. 라인이 멈추는 순간 그 위에 걸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는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노조가 예고한 18일간의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그 피해액은 30조 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삼성이라는 한 기업의 손실이 아니다. 삼성에 납품하는 1,700여 개 협력사와 그곳에 종사하는 수만 명의 노동자, 그리고 연쇄적인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 대한 ‘경제적 테러’와 다름없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20% 가까이를 담당하며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가장 큰 축이다. 이런 기업을 상대로 파업을 빙자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범죄에 가까운 행위다. 노조의 정당한 권리 주장도 기업이 존재할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갖는 법이다. 회사가 무너지고 시장을 TSMC나 인텔에 빼앗긴 뒤에 받는 성과급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파업 리스크’를 안고 있는 삼성에 소중한 물량을 맡길 리 만무하다. 노조가 휘두르는 파업이라는 칼날은 결국 삼성의 초격차를 도려내고, 그 빈자리를 경쟁국들이 채우게 만드는 자해 행위가 될 뿐이다.
‘초격차’라는 자부심이 ‘초유의 셧다운’으로 변질되는 순간, 그 피해는 노사 양측을 넘어 우리 국민 모두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삼성이 흔들리면 대한민국이 흔들린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노조 지도부는 자신들이 휘두르는 망치가 부수고 있는 것이 공장의 기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도자는 권리를 말하기 전에 책임과 도덕을 먼저 살펴야 한다. 노조 지도부 역시 마찬가지다. 25만 삼성 가족과 그에 딸린 수십만 명의 생계, 그리고 위태로운 한국 경제의 현실을 본다면 45조 원이라는 허황된 요구와 30조 원 피해라는 협박은 당장 거두어야 마땅하다. 지금 삼성이 서 있는 자리는 샴페인을 터뜨릴 자리가 아니라, 낭떠러지 끝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사지(死地)다. 노조는 부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매함을 멈추고, 상생의 길로 돌아오길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은 더 이상 노조의 탐욕에 국가 경제가 인질로 잡히는 꼴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