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와 익산시, 전북대와 원광대가 손잡고 동물헬스케어 인재양성에 나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린바이오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관련 학부 신설과 산학협력 체계 구축은 지역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익산이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해 동물헬스케어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은 방향성 자체만 놓고 보면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협약은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들은 수많은 협약과 비전 선포식을 열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간판만 걸린 채 기업 유치가 지지부진하거나, 어렵게 길러낸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도 반복돼 왔다.
결국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의 성패는 학과 이름이나 협약 숫자가 아니라 실제 기업 생태계와 일자리 창출에 달려 있다. 관련 기업이 얼마나 들어오고, 연구소와 생산시설이 얼마나 자리 잡으며,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지느냐가 핵심이다. 산업은 결국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완성돼야 성장한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이제 보여주기식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기업 유치 전략과 투자 계획, 정주 여건 개선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청년들이 익산에 남을 이유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번 협약 역시 또 하나의 행사성 사업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물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는 교실 안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결정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협약 사진이 아니라 실제 일자리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