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면, 청렴이라는 가치를 조직 안에 어떻게 뿌리내릴 것인가는 늘 무거운 고민이었습니다. 규정을 강조하고 교육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구성원의 마음까지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두꺼운 지침서를 만들어 배포해도, 그것을 읽고 마음에 새기는 사람이 없다면 청렴은 서류 속의 문구로만 남을 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발상을 바꾸어보았습니다. 출근길 직원들의 손에 작은 쿠키 한 조각을 쥐어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것입니다. 특별한 날의 간식이 아니라, 그 쿠키 위에는 청렴에 관한 짧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청렴 일일 마중'이라 이름 붙인 이 작은 시도는, 청렴이라는 가치를 딱딱한 지침이 아니라 하루를 여는 자연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어하던 직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그날의 문구를 나누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며, 청렴이 부담스러운 의무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되새기는 가치로 자리잡아 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 변화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 것을 보면서, 청렴은 결국 큰 제도보다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진장지사는 올해 청렴을 조직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AI를 활용한 청렴 웹툰을 제작해 무겁게만 느껴지던 반부패 메시지를 친근하게 전달했고, 청렴 문화를 앞장서 이끌어갈 청렴지기를 선정해 구성원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했습니다.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청렴 인생네컷 프레임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청렴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으로 인식의 전환을 꾀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부서별 청렴 실천 다짐 릴레이, 청렴 골든벨 퀴즈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캠페인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도록 유도했습니다. 특히 청렴지기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까지 맡으면서, 캠페인 하나하나가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 태도의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의 바탕에는 하나의 믿음이 있습니다. 청렴 문화는 위에서 내려오는 지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성원 각자가 일상 속 작은 판단의 순간마다 스스로 기준을 세울 때, 그리고 그 기준을 서로 격려하고 나눌 때 비로소 조직의 문화로 자리잡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규정과 매뉴얼이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의 마음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청렴은 형식에 그치고 맙니다. 반대로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쌓이면, 그것이 곧 조직 전체의 신뢰로 이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올 한 해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업무 현장에서 사소해 보이는 청탁이나 편의 제공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는 작은 용기들이 모여, 조직 전체의 신뢰라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무진장지사가 수행하는 업무는 농업용수 관리와 농촌 기반 정비 등 농민과 지역사회의 삶에 직접 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처리는 단순한 직업윤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분들에 대한 책임입니다. 특히 농업용수 배분이나 시설 공사 발주 과정에서의 사소한 판단 하나가 지역 농민들의 한 해 농사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렴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업무 원칙입니다. 가뭄이 심했던 지난여름, 제한된 용수를 어느 지역에 우선 배분할 것인가를 두고 여러 민원이 있었지만,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청렴 문화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무진장지사는 앞으로도 청렴을 구호가 아닌 우리의 일상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작은 쿠키 한 조각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언젠가 지역사회 전체가 신뢰하는 큰 문화로 자라나기를 기대합니다. 청렴은 한순간의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반복 속에서 다져지는 습관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잊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