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과 여당이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면서 우려했던 새만금 관련사업 예산이 결국 심하게 칼질을 당해 도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불똥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국가예산으로 튄 모양새다. 국제공항과 신항만,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SOC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예산안을 살펴보면 새만금 관련 예산 부처반영액은 6천626억원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심사를 거치면서 1천479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먼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부처반영액은 1천191억원이었지만, 정부안에는 334억원만 담겼다. 최근 일부 공사 입찰을 진행한 새만금 국제공항은 580억원에서 66억원으로, 새만금 신항만은 1천677억원에서 438억으로 각각 줄었다.
여기에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 예산은 부처 단계에서 100억원이 반영됐으나 기재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새만금 지구 내부 개발 예산 또한 2천228억원에서 565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새만금 수목원과 자율 운송 상용차 인프라 조성, 교통 실증 연구 기반 구축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업들도 예산 칼질을 피하지 못했다. 신규 사업인 새만금 동서 도로 자전거도로 건설만 부처반영액 16억4천만원이 그대로 정부안에 포함됐다.
전북도는 2030년까지 육해공을 연결하는 물류체계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를 갖추고 새만금을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이자, 동북아 물류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예산 적기 투입이 중요하다며 정부 부처 설득에 공들였지만 잼버리 파행 이후 SOC 적정성이 불거지면서 초라한 예산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남은 국회 단계에서도 새만금사업 예산 반영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비 비중이 큰 국제공항이나 신항만 등 SOC는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전북도는 이날 보도자료에 '전무후무한 사건', '비상식적 결정', '불통 심사' 등 정부예산안을 겨냥한 이례적인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재정 당국이 잼버리 파행 책임을 애꿎은 새만금 사업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는 자료에서 "새만금 개발에 대한 확신과 신뢰로 유수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정 당국의 균형을 잃은 예산 편성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