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3총선이 불과 100일정도 남겨두고 아직도 선거구 획정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에서 너무도 중요한 사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41조 3항에서 “국회 의원의 선거구와 비례 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구의 획정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공정한 선거를 위하여 선거구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 이것이 ‘선거구 법정주의’이다.
선거구는 행정 구역, 인구 균형,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획정된다.
특히 선거인 수와 의석수의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인구가 100명인 갑 선거구와 1,000명인 을 선거구에서 각각 1인의 국회 의원이 선출된다면 갑 선거구의 1표의 가치가 을 선거구의 10표에 해당되므로 표의 등가성(等價性)의 원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리적인 여건과 각 지역의 특색으로 인해 어떤 지역은 인구가 많은가 하면 어떤 지역은 몇 개의 군을 합쳐도 한 지역의 군보다도 적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구가 적은 무주 진안 장수 임실 같은 경우는 4개 군을 합쳐도 인구에서 모자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의 한 구에서는 지역면적은 좁은 대신 인구가 많아 다수의 국회의원이 필요한 경우가 생겨난다.
따라서 농촌을 지역으로 하는 국회의원은 당연히 개선을 요구 하고 있다. 한국도 국회의원은 미국식 양원제 도입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한 국회의원이 인구가 적은 여러 지역의 군 단위를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정당의 정치는 양당구조 체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선거와 당권 당리 전략으로 인하여 분열이 생기면서 당은 분열하여 다수의 당이 생겨날 전망이다.
특히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명도 더불어민주당으로 결정했고 안철수의원도 안철수신당을 만들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전북 도내에서 국회의원 한 석도 없는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이번 총선을 임하는 각오는 더 대단하다.
전북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빛은 사라지고 지역적인 열세에 줄곧 부딪혀 왔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이정현의원이 순천 곡성에서 당선되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를 발판으로 호남에서도 지역적인 갈등을 넘어 인물론이 부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호남에서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그런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호남에서도 각 정파를 떠나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등용만이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된다.
정치권력은 한쪽으로만 치워쳐서도 안되고 수평적 관계에서만이 더 빛이 나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내년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중앙당 차원은 아니더라도 지역구 차원에서는 후보들끼리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분위기다.
실제 독자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향후 정치세력화 기조 설명회’를 통해 “이미 국민들께서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고 요구하셨다”면서, “새정치연합과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새정치연합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연대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 안철수 신당에 참여키로 한 문병호 의원도 22일 한 방송에 출연, "신당이 만약에 기성 정치권인 새정치연합과 합친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대하지 않을 경우 ‘분열’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분열, 분열 하시는 분들은 그동안에 양 당의 독점적인 구도 하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이라며 “분열이 아니고 신당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고 반박했다.아무튼 안철수 신당 측에선 “총선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날 “탈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당 잔류 입장을 밝힌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런 상태라면 야권은 필패이고 여권은 어부지리”라며 "연대통합을 마지막까지 해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총선에 대한 전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문병호 의원은 안철수 신당의 목표치를 100석으로 잡았다. 반면 안철수 의원의 핵심측근이지만 당 잔류를 선언한 송호창 의원은 어림없다며 코웃음을 치는 모양새다. 실제 문 의원은 “신당 바람이 불고 신당이 야권을 대표하게 된다면 100석 이상은 당연히 되야한다”며 "(100석은)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우리 국민들께서 기성정당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여야가 양 극단으로 가있기 때문에 중간지대가 굉장히 높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은 합쳐서 50석 정도가 될 이라고 예측했다. 한마디로 신당이 새정치연합을 제치고 제 1야당이 될 것이란 뜻이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18대 같은 경우 서울 48개 의석 중 7곳만 당선되고 나머지가 다 지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이 훨씬 더 어렵지 않느냐"며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의 경우 7석도 건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신당으로 인해 야권이 분열돼 야권전체가 궤멸될 것이란 관측이다.현재로선 누구의 예상이 맞을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철수 신당이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몇석을 확보하는가에 따라 정국의 판세는 달라질 것이다.
한편 정동영 전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복당 할지 아니면 안철수신당과 손을 잡을지 아니면 독자 노선을 선택할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정동영 전 의원은 현재 고향인 전북 순창에 7개월째 칩거 중이다. 최근 들어 정 전의원을 찾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많아지면서 잊혀져 가던 인물속에서 새로운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의원, 천정배 신당 등의 '인물 영입 경쟁'과 맞물리면서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이 순창에 내려온 것은 지난 6월 초.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후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유성엽 의원과 고교 후배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상직 의원, 친구인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이 그를 찾았다. 지난 18일에는 문재인 대표가 직접 순창에 내려와 복당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장 그가 광주에 활동 기반을 둔 천정배 의원 등과 연대해 전북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호남권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이 정치를 재개하면 천정배 신당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노선 차이가 크지 않고 서로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천정배의원의 국민회의다.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회 천정배 위원장은 지난 4.29 재보선에서 “호남개혁정치 복원”의 깃발을 내세웠다.
모든 지역, 모든 계층이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 아래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평등하게 함께 잘 사는 나라, 그 속에서 호남주민들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천 의원이 무소속으로 광주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아직도 여론에서는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천 의원은 “호남민심이 야당을 등진 것도 결국은 야당의 정치지도자들이 정권교체의 대의와 명분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기보다는 자신과 자기계파의 패권-기득권을 추구하는 데 몰두해 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정배의원이 과거에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시절 권력과 영예를 안았지만 결국은 열린우리당도 해체되는 시련을 겪었다. 천의원이 여론에서 최하위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느냐에 따라 총선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 안철수 신당 또는 천정배 신당 후보 간에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안 의원은 신당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 두었지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 총선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야권 내부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호남의 유권자들도 사실상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가 아닌, 인물을 골라서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막판에 어떤 연대가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연대 없는 신당 창당을 표방함에 따라, 당장 야권의 수도권 총선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 표심의 향방이다. 이는 올바른 야권 재정립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전북을 이미 오래된 텃밭으로 여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안철수 신당 역시 호남을 발판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터다. 천정배-박주선-박준영 신당도 전국 정당을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호남을 떠나서는 존립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선택의 기준으로는 어느 진영이 참신한 인재 발탁과 혁신에 앞장서고 비전을 제시하느냐를 잘 따지는 것이 우선이다.
전북의 유권자들은 계파 싸움과 무능력에서 탈피해 미래를 지고 나갈 든든한 인물을 국회로 보내는 것이 전북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김진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