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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농업이 위축되고 있다. FTA가 확대로 가장 타격을 받는 분야가 농업이다. 가격경쟁력이 낮고, 소규모여서 밀려오는 수입농산물에 대항력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마토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아 토마토 시설재배를 하며 FTA파고를 넘고 있는 젊은 청년이 있어 화제다. 바로 김제새만금농원 대표 허정수(27)씨가 장본인으로 그를 만나봤다.<편집자 주>
1, 대를 이은 25세 청년 농사꾼
김제새만금농원의 허정수 대표는 이제 만 27살이다. 통상 27살이면 사회에 첫발을 디딜 나이다. 그런데 그는 남들이 싫어하는 농업에 일찌감치 몸담았고, 이제는 일본에 수출하는 어엿한 대규모 농원대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토마토로 인생의 승부를 건 뚝심의 청년이다.
허정수씨는 아버지 허덕기 대표가 짓던 토마토 농사를 이어받았다. 허정수씨 가족이 운영하는 새만금농원은 유리온실 1만㎡(3,000평)와 비닐하우스 1,700㎡(500평)이다.
허 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집안일을 도우면서 농사가 좋아졌다. 허정수씨가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을 그는 운명이라고 여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부모님을 보고 자랐고, 농사가 좋은 농사꾼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의 부모님은 어린 그에게 농산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항상 이야기 했다고 한다. 어린 그는 부모님의 성실한 노력과 노력의 결과에 순응하며 사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며 땀의 대가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땀 흘린 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며 노력의 소중함과 진정성을 알았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어 보이고 매력적으로 느꼈다. 결국 땀과 땅의 정직함에 매료됐고, 남들이 싫다며 농촌을 떠나는 것과 달리 농업인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그런 모습을 본 그의 부모님은 아들에게 한국농수산대학을 추천했다. 이제는 과학영농이어야 하고, 자신보다 더 과학적이고 경쟁력 있는 농사를 짓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래서 허정수씨는 농수산대학 채소학과에 진학했으며 현장실습은 최신 농업기술을 배울 수 있는 네덜란드에서 했다. 그 때문인지 유창한 어학실력과 함께 최신 농업기술에 밝은 편이다.
2, 대학에서 체계적 공부로 기본 다져
부모의 권유를 받아들인 허정수씨는 대학 진학 후 꿈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단계를 밟아갈 수 있었다.
3년제인 한국농수산대학은 1학년과 3학년은 이론을 배운다. 그리고 2학년은 실습이다. 실습시간인 2학년 때는 실습을 통해 이론으로 배웠던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실천에 옮겨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그에게는 결정적 시간이었다.
특히 실습과정 일환으로 네덜란드에서의 10개월은 그가 앞으로 어떤 농부가 될 것인가를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에서 10개월간 수경재배에 대해 경험은 지금 그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온도와 습도 등을 컴퓨터로 자동 조절하는 최첨단 유리온실의 수경재배 농법을 배워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다른 네덜란드 농민에 대한 모습도 그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네덜란드는 농업인에 대한 인식이 아주 높다. 농업인을 전문직으로 분류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우리나라도 농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농업에 대한 인식변화는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뛰겠다는 각오를 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새만금농원 토마토 품종은 ‘스타벅’이라는 네덜란드 개량품종이다. 이 품종은 생산량이 월등히 높지만 바이러스에 약하다. 허 씨는 바이러스를 제어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 품종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바이러스 제어를 위해 모종부터 직접 재배하고 있다.
3, 꿈이 현실로 영글어 간다
김제새만금농원 토마토가 일본으로 첫 수출을 시작한 것이다. 김제새만금농원은 지난 7월7일 김제시 만경읍 몽산리 새만금농원에서 전북도와 김제시, 농협중앙회 전북지부, NH무역 관계자, 김제시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마토 일본 수출 출정식’을 가졌다. 올해 500톤 수출 목표로 첫 시동을 걸었다.
최근 엔화 하락과 FTA체결 등 어려워진 농업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그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수출은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하고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마토를 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해온 김제시의 정책도 한몫했다.
일본으로 수출을 시작한 김제 토마토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햄버거 및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절편으로 사용된다. 식감과 저장성, 품질 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새만금농원은 이번 일본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500톤을 수출하고, 오는 2017년까지는 연간 약 1500톤 이상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최첨단유리온실 8천평이 완공되고 2만평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의 최첨단 유리온실이 구축되면 김제가 우리나라 토마토 수출의 전진기기가 될 전망이다.
4, 토마토는 나의 분신이자 자식
그의 일과는 매일 아침 7시30분 시작된다. 유리온실에 출근해 마치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구석구석 꼼꼼히 살핀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아침 꽃과 잎의 생장 정도, 온도와 습도, 산성도 등을 점검하고 기록하는 일을 빼놓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신조이기 때문이다.
기본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바로 기본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이제 웬만큼 기술은 보급됐다. 그렇지만 그 기술에 앞선 기본을 지키는 농가가 많지 않다. 나는 무엇보다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사에 대충대충은 없다. 농산물은 땀 흘린 만큼 돌려준다는 것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기본과 함께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열심히, 더 잘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김제시 백구면에 있는 농업 마이스터대학에서 토마토 재배에 대한 수업을 받는다. 또 한 달에 두 번씩 농업기술센터에서 컨설팅 교육을 받고 있다. 공부하는 농부다.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 힘으로는 농업추세를 모두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컨설팅을 받는다. 몰라서 실수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좀 더 과학영농을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농산물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변덕스러워서 하루라도 소홀하면 금세 알아챈다고 한다. 그러니 매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5, 효율적 경영과 품질제고에 온힘
과학영농을 실현하는 허정수씨는 품질제고와 효율적 경영을 위해 농원관리에 그만의 방법을 쓰고 있다. 책임구간제가 그것이다. 직원들에게 각자 구획을 나눠주는 방법이다.
그 성과는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열심히 관리하기 때문에 토마토 품질과 수확량은 올라가고, 직원들의 수입도 올라갔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직원을 10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농장주는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뒀고, 직원들은 수입이 오히려 50~100만 원씩 늘었다. 물론 품질 경쟁력도 향상됐다.
요즘 농장에서 오랜 기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다.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운영의 어려움을 그만큼 더는 것이다. 농촌지역도 인력구하기가 쉽지 않고 구해도 오랫동안 일하는 경우도 적다. 그래서 소수정예제를 선택했는데 일석삼조의 결과를 얻고 있다.
방법은 일을 잘하는 사람은 더 많이, 서툰 사람은 조금 적게 담당구간을 할당하고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나 농장주 입장에서 합리적이다. 또 맡은 구역 일을 마치면 언제든지 퇴근할 수 있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이제는 이 방법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을 때 주변의 걱정을 샀던 젊은 농부 허정수씨는 새만금농원에서 배움을 통한 과학영농과 신뢰구축, 기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농업에 대한 인식변화를 요구하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농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김제 김 정 대기자
<인터뷰>
제 목 : 김제 새만금농원 허정수대표
농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을 다할 터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고, 열정을 가지고 일해 이 분야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농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고 그 일에 조그만 힘이라도 일조하고 싶다”는 것이 젊은 농부 허정수 대표의 큰 꿈이다.
허 대표는 “농업에 몸담기로 했을 때 그렇게 힘든 일을 왜 하냐고 하던 친구들도 이제 적극 응원하는 것은 물론 갈팡질팡하지 않고 일찌감치 목표를 정하고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부러워한다”며 웃는다.
이어 허 대표는 “떳떳한 농사꾼이 되겠다는 일념이고, 하루하루 정직한 땀방울로 정직한 농산물을 선물 받고 싶다”고 말해 땀의 진실함과 소중함을 이미 터득한 듯했다.
특히 “신뢰는 어느 분야에서나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는 그는 “그동안 신뢰를 쌓기 위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겠다”고 말한다.
젊은이답지 않게 당차고 자신이 가야할 목표가 분명한 허 대표는 “지금은 내가 생산한 토마토가 좋은 평가를 받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며 “앞으로 최고 품질의 토마토, 농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과 농업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웃는 모습에서 우리농업의 가야할 길을 보는 듯하다.
/김제 김 정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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