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곳곳에서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강점을 지닌 전통과 문화를 토대로 개발보다는 보존을, 확장보다는 재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있는 전주시 도시재생사업들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전주, 제2의 한옥마을 만든다!
연간 1000만 관광객이 찾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전주한옥마을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개발보다는 보존과 재생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온 전주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는 대한민국 도시재생 대표사례로 손꼽히는 전주한옥마을과 같이 강점인 가진 전통문화와 예술의 힘을 바탕으로 한 문화재생을 통해 도시재생 성공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주 구도심 100만평(약 330만㎡)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게 재생해 아시아의 문화심장터로 키워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은 서부신시가지 개발과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핵심사업으로, 중앙동과 노송동, 풍남동 등 옛 전주부성을 중심으로 한 1.43㎢(43만2575평)를 대상으로 추진된다. 현재 오는 2020년까지 국비 91억원 등 총 사업비 182억원이 투입되는 1차 마중물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시는 전라감영로 특성화사업을 통해 전라감영부터 완산교까지 500m구간을 전통식당과 고미술, 한방 등 지역자원을 활용해 전통문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으로, 현재 사업추진을 위한 주민·상인공동체 육성에 힘쓰고 있다.
고물자(구호물자)골목 재생사업의 경우, 오는 2018년 말까지 총 15억원이 투입돼 남부시장에서 명산약국, 라온호텔까지 길이 270m, 폭 3m의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업으로, 시는 조선시대 은방골목이 형성됐던 옛길 그대로 남아있는 골목길의 형상은 유지하되 전통공예 등 전통문화 관광콘텐츠로 채울 계획이다.
인근에서는 올 연말까지 추진되는 전라감영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보물 제308호인 풍남문과 복원·재창조되는 전라감영, 보물 제583호인 풍패지관(객사)를 잇는 복행자 중심의 역사문화의 거리가 생긴다.
전라감영로 특성화 사업과 전라감영 테마거리 조성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전주한옥마을 관광효과가 전주남부시장과 풍남문, 복원예정인 전라감영을 거쳐 원도심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시는 제2의 한옥마을이 될 전주시 미래유산 1호 사업인 서학동예술촌 마을재생사업도 주민협의체 구성을 거쳐 올 연말부터는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한옥마을 관광효과를 국립무형유산원 등 전주천 너머 서학동 일원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오목교도 개통됐다.
△시민 손으로 도시에 색 입힌다!
전주시는 주민 참여와 공동체회복을 전제로 마을과 골목에 스토리와 색을 입혀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사업들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주민주도형 마을재생사업인 팔복새뜰마을사업의 경우 산업단지 노후화로 침체일로에 있던 팔복동 노후주거지역 일대(48,000㎡)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사업으로, 오는 2018년까지 국비 50억원 등 총 71억원을 투입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 인프라 구축은 물론, 노후 주택정비와 공영주차장 조성, 상·하수도 정비 등 취약환경개선사업, 주민역량강화 사업,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전주 경제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공장에서 배출되는 분진과 악취, 소음으로 고통받아온 팔복동 주민들이 힘을 모아 살기 좋은 마을과 사람 냄새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일제강점기에 철도가 개설되면서 승암산 기슭에 빈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건축물을 지으면서 형성된 교동 승암마을에서도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승암새뜰마을사업이 첫 발을 뗐다. 마을주민들은 사업 비전을 ‘쾌적하고 편안한 희망의 생태터, 승암마을’로 정하고, 마을광장과 쉼터, 공동텃밭 등의 생활환경 개선과 상하수도 정비, 산림부 배수로 조성 및 사면보강, 화재예방시설 설치, 미끄럼방지 시설 설치 등 취약환경 개선사업 등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또, 노후주택 정비와 슬레이트 지붕 철거 등 노후불량주택을 정비하고, 폐·공가는 철거 또는 정비된다. 승암마을 주민들은 공동체 거점을 조성하고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공동체 역량도 키워나갈 방침이다.
특히, 슬럼화되면서 불편을 겪었던 노송동 주민들의 삶도 지난 60여년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산맥처럼 전주를 단절시켜온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이 최근 문화예술과 인권의 옷을 입고 서서히 변화하면서 바뀌고 있다. 시는 현재 추진중인 선미촌에 대한 점진적 문화재생사업에 더해 취약한 추거환경을 개선하고 기초생활 인프라 구축과 주민공동체 육성 등을 위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밖에, 아름다운 담장벽화로 인해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된 한옥마을 인근 자만마을과 같이 낡고 칙칙한 골목길에 화사한 담장벽화를 그리는 사업 등 작지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업들도 전개되고 있다.
△도시재생, 시민들의 삶을 바꾸다!
전주 경제의 중심축이 서부권으로 이동하면서 침체일로에 있던 전주시 동부권과 북부권에서도 문화와 생태를 매개로 주민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차를 타고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전주역 앞 백제대로 850m 구간은 전주의 첫인상을 바꾸는 첫마중길 조성사업을 통해 명품 가로숲길과 문화광장 등으로 채워졌다. 첫마중길 조성으로 전주역 이용객들은 기존 콘트리트와 자동차, 아지랑이로 가득했던 전주의 첫인상 대신, 나무와 광장, 사람과 문화로 가득한 첫인상을 갖게 됐다. 시는 이곳에 상징 고목 두 그루를 심고, 다양한 문화장터와 공연, 벼룩시장 등으로 채워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우아2동 아중호수 주변에서는 국비 25억원 등 총 50억원이 투입되는 아중호수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아중호수 수상산책로와 연계해 상류지역에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을 조성,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전주의 대표 생태관광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근 전주자연생태체험학습원과 호동골어린이공원,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주의 첫 생태놀이터로 조성되는 아중어린이공원 등과 연계해 동부권 개발의 핵심인 아중호반도시 건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북부권에서는 팔복예술공장 조성사업과 철길 명소화사업, 금학천 정비사업 등 팔복동 노후산업단지 일대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을 한데 엮은 문화공간화사업이 전개되면서, 팔복동 전주 제1산업단지에 반세기만에 문화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의 경우 산업단지 내 폐산업시설을 활용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자 지역예술인들의 작업·전시·공연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옛 동산동 주민센터 건물은 경제적인 이유로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예술인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시는 노후화된 산업단지 재생과 철길명소화사업, 팔복문화예술공장, 금학천 정비사업이 전주의 또 다른 핵심성장 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주시 곳곳에서 사람, 생태, 문화를 토대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권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