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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비로 꿈과 희망 표현… '꽃의 화가' 한은주


꽃의 생명력을 통하여 인간의 따뜻한 본성을 반추하게 하는 한국화가 한은주 작가는 지난 10일부터 '전주 모악갤러리'에서 14번째 스토리전을 열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작가는 지난 2014년 11번째 개인전부터 목판에 이미지를 새기고 깍아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사소한 미풍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의 가치를 담담하게 그려나가고 있는 한은주 작가. 그녀를 좀더 알아본다. /편집자주


▲ '꽃과 나비, 나무와 새',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과 삶의 이야기

꽃과 나비, 나무와 새는 '그들만의 이야기', '꽃과 나비의 교감', '내안의 또다른 나' 연작 등에서 일관되게 등장한다. 꽃과 나비, 나무와 새는 자녀와 부부,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 주변에서 교우하는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포괄적 인간관계의 메타포로써 작용한다. 

또, 푸르른 대 자연의 싱그러운 꽃 세상에서 설레임과 놀라움·그리움·경이로움에 감탄하며 삭막해져 가는 삶 속에서 사람들과의 대인관계, 남녀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가족과의 사랑 등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화지가 아닌 나무(참죽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향나무)위에 조각칼로 하나하나 새겼다.

작가 안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과 욕구, 꿈과 희망을 꽃과 나비로 형상화하며 표현했다.

-느티나무 분채

▲ 2014년 서각작가와의 조우로 화각 시작

작가는 지난 2014년 함양에서 서각작가와의 조우를 계기로 작품의 변화를 가져왔다. 학창시절 가졌던 조각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계기가 됐던 것이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오래동안 분채나 석채를 이용해 종이에 작업해오던 작가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로써 2014년 11번째 개인전부터 목판에 이미지를 새기고 깍아내는 작업을 선보였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이기에, 기존의 화선지는 나무가 됐고, 조각도는 붓의 일부가 됐다. 기존의 종이와 붓을 이용한 표현에서 나아가 재료적, 조형적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작가는 "조각도를 이용해 만드는 이미지의 입체감은 종이의 한계를 뛰어넘어설 수 있었고, 평면보다 표현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은행나무, 금박, 분채


▲"목판에 이미지를 새기고 채색하는 과정, 힘들지만 정말 재밌어"

작가는 목판에 이미지를 새기고 채색하는 과정으로 작업을 한다. 작업대 주변에 펼쳐진 두꺼운 목판과 조각도, 나무망치, 색색의 분채 물감접시, 그리고 목판위에 놓인 돋보기 안경은 작가의 작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 수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작가는 느티나무, 참죽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향나무 등 각각의 나무가 가지는 질감과 색감, 목재의 성질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그리고 정형화된 사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려한다. 사각의 목판으로 작업하더라도 서로 다른 성질의 목판을 병치시키거나 나무의 외형을 살려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이용해 작업한다.

한 작가는 "수백년된 나무를 직접 구입해서 자르고 건조한 후 적당한 모양으로 가공해 작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성이 하기에 이런 작업과정들은 결코 녹록치 않다. 하지만 힘들면서도 정말 재밌고 즐겁다고 느낀다. 내안에 내재된 느낌,감정들이 목판에 새겨질때 즐겁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향나무,분채

▲전통적·현대적, 평면적·입체적 작업방식 

작가는 분채와 아교를 이용한 전통적 채색기법을 고수하면서도 형식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에는 공예와 조각, 회화적 요소가 혼재한다.

전통적 채색기법과 현대적 조형성 탐색, 평면적·입체적 요소가 혼재된 작업방식은 자신의 작업방향을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작가의 깊은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최정환(서양화가)씨는 "중첩의 효과로 빚어내던 화면의 밀도는 목판을 스쳐간 조각도의 반복된 흔적으로 대체됐다"며 "오랜 작업과정에서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켜켜이 중접돼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회화적 시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끊임없이 변화를 고민하고 갈망하는 열정적인 한은주 작가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한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꽃과 나비, 나무와 새를 메타포로 인간을 교감하게 하는 최적화되고 이상화된 세계인 '자연'을 목판에 새겼다. 작가가 가진 꿈과 그리움, 사랑, 극복이라는 삶의 이야기가 목판 위에 드러난 것이다. 

작가는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내면에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이야기 할 계획이다. 그것이 화지가 될지, 목판이 될지, 다른 어떤 것이 될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작품을 통한 관객과의 교감'이라고 말한다.

한 작가는 "목판에 새긴 내 세상으로 관객들과 교감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를 고민하고 추구하는 열정적인 화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모악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한은주 스토리전'은 기존 오는 26일까지 열릴 것으로 계획됐었지만 작품의 완성도, 관객들의 반응을 고려해 2주 연장한 내달 10일까지 전시하기로 했다. 문화공간 모악(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79-12)

-은행나무,분채


<한은주 작가 소개>

원광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개인전 14회(뉴욕,서울,분당,전주), 아트페어 5회(홍콩,서울,전주,군산), 단체전 국내외 220여회 전시

현재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춘향미술대전 초대작가, 원묵회, 한국화동질성, 구상전, 한국미술협회, 전북미술협회, 봄바람, 전업작가 회원으로 활동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입선), 전라북도 미술대전(특선3회, 입선3회), 전국춘향미술대전(대상, 특선2회, 입선2회),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특선 2회), 전국춘향미술대전(대상,특선2회,입선2회), 구상전(특선3회), 신미술대전(입선), 원미술대전(입선)

/황은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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