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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만의 미적 감각 표출… "춤은 순수한 마음"




일상에 흩뿌려진 삶의 방식들이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지나면 '유산'이 된다.
눈으로만 봐야 하는 유형유산과 달리, 무형유산은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을 사용해야만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사람으로부터 사람에게 전해져온 오랜 이야기는 유형유산보다는 무형유산에 훨씬 더 짙게 배어있다.  
전라북도에는 국가 지정 11종목, 시·도지정 83종목의 무형문화재가 있다.
본지는 전북의 전통문화를 보전,전승하고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전북 제52호 전라삼현승무
지정일 2014년 10월 24일
'전라삼현승무'란 무엇인가 (정의와 유래)

'승무'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속춤의 하나로서, 지역에 따라 각기 구성과 양식을 달리하며 광대(판소리꾼)들에 의해 추어진 춤이다. 승무는 춤동작이 화려하며, 경기삼현음악을 사용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승무는 다양하게 전승돼왔다. 그 중 전북지역에서 토속적으로 발전되어온 '전라삼현승무'는 전북지방만의 독특한 전라삼현음악을 사용함으로써 , 다른 지방의 승무와는 차별된 고미적 감각을 표출한 민속춤이다. 이는 지방 특색이 확실한 반주음악인 전라삼현육각(피리2,대금1,해금1,장고1,북1)을 사용, 인간일 수밖에 없는 파계승 내면에 감춰진 면모의 정과 심리적 갈등을 투박하지만 치밀하고 당차면서도 멋스럽게 승화시켰다.

전라삼현승무가 가지는 구성과 특징은 지금의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승무(경기삼현음악)와는 다른 지역성·예술성을 보여준다.

전라삼현승무는 그 원형을 정자선(1872~1949)으로 보고 있다. 그전에도 많은 사람이 승무를 췄겠지만 확실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다. 정자선을 시원으로 정소산(1904~1978),박금술(1922~1983),문정근(1953~현재) 등의 계보를 통해 활발히 전승되고 있다.


'전북지방승무'의 전승계보

전북지방승무의 전승계보는 정자선-정소산-박금술-문정근으로 이어진다. 

박금술-문정근으로 이어지는 승무 계보는 다음과 같다.

박금술의 생애에 필자가 직접 '나의 스승 정소산과 정성현으로 이어지는 승무를 배웠다'고 한 바에 의해 정자선-정소산으로부터 전수된 승무를 박금술은 문정근에게 또다시 전수한 셈이다.

따라서 문정근은 박금술로부터 승무를 전수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977년 박금술 선생에게 승무와 살풀이를 기본으로 많은 춤사위를 배웠다. 2002년에는 제27호 승무(이매방) 이수자가 돼 폭넓게 활동해왔다.

문정근의 전라삼현승무 복원·재현은 지난 2001년 착수, 약 4년이 걸렸다. 전주농고에서 가르쳤던 정형인의 춤사위를 이어받은 전주농고생중에서 제일 오래배운 이정렬, 전태준, 전광옥으로부터 고증과 지도를 받아 공연을 하고 있다.



전라삼현승무 전승자 '문정근'은 누구

수천년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춤으로 자리잡고 있는 '승무', 그리고 전북지방만의 독특한 지역성을 가진 '전라삼현승무'는 다른 지방의 승무와는 차별화된 전북만의 미적 감각을 표출하고 있다.

전라삼현승무를 전승하고 있는 명인 문정근의 춤에 대한 사랑은 어릴적부터 남달랐다.

문 명인은 7살때 유치원에서 했던 학예회에서 처음 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 머릿속에는 춤만 맴돌고 몸에는 항상 흥이 넘쳤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무용을 시작했으나 전주 교육대에 입학해야했고, 부모 뜻에 따라 1975년부터 7년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무용의 뜻을 버릴 수 없던 그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 한성대학교 무용과에 학사편입을 한 후, 1982년 졸업해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용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86년 국립국악원의 무용단원으로 4년 2개월을 재직했고, 1991년 서울시립무용단으로 자리를 옮겨 1년 3개월을 재직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중앙 무대에서 폭넓은 인적 기반을 형성했다. 

1993년에는 고향인 전주로 돌아와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의 상임안무자로 7년 8개월을 근무하던 중, 2000년 국립무용단의 지도위원으로 추천돼 1년 7개월 동안 잠시 고향을 떠났다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으로 재직했다.
문 명인은 전북도립국악원에서 파랑새·모악·해외공연 등 활발한 작품 활동과 공연활동을 해왔다.

 2013년 10월에는 ‘문정근 전통춤 연구원’을 열고 '전라삼현승무' 전수교육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공연을 통한 자선활동뿐만 아니라 춤꾼으로서의 창작무용을 연구하는 등 매년 5차례 이상의 활발하고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문정근 전통춤 연구원'서 제자들 교육... 전라삼현승무 전승 노력

문 명인은 지난 2013년 10월 '문정근 전통춤 연구원'을 설립, 날마다 전수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일주일에 최소 3번씩 전라삼현승무를 전승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전라삼현승무를 제자들에게 교육하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승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범위에서 무용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다. 

대상은 산조무용단원 및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원 중 일부단원이다.

이 연구원에서는 보통 10명~15명의 전수생과 이수자들, 제자들이 문 명인에게 교육받고 있다.
 
전승내용은 전라삼현승무의 이론적 배경과, 이것만이 지니고 있는 전북 지방색과 고유성,음악 등이다.

문 명인은 직접적인 춤사위 설명과 시범을 통해 춤사위 및 북놀음 등 작품의 전체적 이해와 동작별 특징을 전수하고 있다.
구체적인 동작별 특징은 '염불1~19장단에 따른 무보'- '도드리1~6장단에 따른 무보'- '굿거리1~58장단에 따른 무보'- '북놀음'- '타령1~14장단에 따른 무보'다.


'전라삼현승무' 전승의 중요성

문 명인은 전북지역 전통춤의 뿌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는 이 노력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전통춤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전통춤이 갖는 다양성을 보여주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전라삼현승무를 발굴한 과정에는 문 명인의 시간적·경제적인 투자뿐 아니라 발굴에 대한 의지와 땀방울이 맺혀있다. 수많은 공연 활동 기록이 이를 증명해준다.

하지만 문 명인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주변에서 전통춤이 갖는 다양성을 인정받기는 쉬운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도립국악원, 국립무형유산원 등 무형문화 전승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곳들이 있지만 사라져가는 우리지역 무형문화를 복원·발굴하려는 인식과 실천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다. 또한, 현재 지정받은 무형문화재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문 명인은 이를 위해 보유자의 전승활동공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방법은 전수관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단위가 아닌 전주시무형문화재전수관이라는 이름으로 규모있게 지어 보유자들이 단체로 공연도 하고 전수활동도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대중적이지 않은 전통춤에 대한 홍보와 함께, 다양한 무형문화재 종목의 제자양성, 무형문화 복원·발굴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문정근이 후학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

"춤은 순수한 마음입니다. 감정,행동 모든것이 순수하고 깨끗해야 하지요. 또한, 춤을 출 수 있는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의 형태뿐만 아니라 춤을 추는 사람이 가지는 생각과 마음가짐에 따라 춤도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지요. 

예술은 참으로 가난한 직업이지만 한번의 인생을 살면서 하나의 도를 닦아간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편안히 생각하며 꾸준히 연구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문정근 명인 공연 경력>

- 2010.4/전북도립무용단 기획공연-향/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전북도립국악원
- 2010.5/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개막작 안무 및 출연
- 2010.5/창극단 기획공연 [맹진사댁 경사] - 안무
- 2010.10/제19회 무용단 정기공연 - 총체 무용극 “모악”
- 2010.10/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공연 창극 ‘수궁가’ - 안무
- 2010.11/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공연 창극 ‘수궁가’ - 안무
- 2011.3/칠레 시즌 개막 초청공연 산티아고, 떼무꼬, 딸까 순회공연
- 2011.3/제20회 무용단 정기공연 “길, 춤사위로 길을 묻다” 구성 안무, 출연
- 2011.4/전북도립국악원 목요상설 ‘전라삼현 승무’ 공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북도립국악원
- 2011.6/금천구민회관 초청공연 “효 큰잔치”공연/금천구예술회관/금천구청
- 2011.6/무용단 기획공연 “길, 춤사위로 길을 묻다” 고창공연
- 2011.9/세계소리축제 폐막식 ‘춘향전’ 안무
- 2011.10/맥을 잇는 춤 작가전 ‘전라삼현 승무’ 출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주시무용협회
- 2011.11/전북도립국악원 목요상설 ‘전라삼현 승무’ 공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북도립국악원
- 2012.5/부안 마실길 축제 ‘천지에 고함’ 공연
- 2012.6/제21회 무용단 정기공연 “미스 콩”안무 및 출연
- 2012.6/2012 전주대사습놀이 축하공연/전주시 경기전/전주대사습보존회
- 2012.6/남원국립민속국악원 개원 20주년 축하공연/남원국립국악원 예악단/남원국립민속국악원
- 2012.6/새만금 방조제 상설공연 ‘아리울에서 만나는 우리춤 판타지’공연
- 2012.6/전북도립국악원 목요상설 ‘전라삼현 승무’ 공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북도립국악원
- 2012.9/무용단 기획공연 “길, 춤사위로 길을 묻다” 군산공연
- 2012.9/제90차 OECD관광위원회 환송 만찬 공연
- 2012.10/전북도립국악원 목요상설 ‘전라삼현 승무’ 공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북도립국악원
- 2013.4/전북도립무용단제22회 정기공연 및 동학농민120년기념서사무용극 “파랑새”안무 및 출연
- 2013.7/도립무용단 순회공연 가족무용극 “미스콩” 군산, 부안, 남원 공연
- 2013.8/외교부 공모 지원사업 중국 청도, 충칭 공연
- 2013.8/외교부 공모 지원사업 일본 삿보로 공연
- 2013.10/전북 명무 춤판
- 2013.10/도립국악원 목요상설-무용결에 실려 온 문정근의 옛춤 “끝이 없는 길”
- 2013.12/문정근의 춤 “한 점 새가 되어”공연
- 2017. 7/“맘, 그리운 날에” 공연
- 2017. 12/“학, 날다” 공연

/황은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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