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없는 나라’ 상태가 1주일 지속되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가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 합의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가 정한 시한인 지난 연말을 넘김으로써 지난 1일 0시부터 전국 246개 선거구가 법적으로 폐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비후보들은 자신이 출마할 선거구가 어디인지조차 모르는 참담한 신세가 됐다. 4·13 총선의 정통성이 뿌리째 흔들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결국 국회를 상대로 법적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20대 국회의원 선거 5개월 전인 2015년 11월13일까지 국회가 선거구획정을 마무리했어야 하나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위법행위를 하였기에 국회를 피고로 하는 부작위 위법 확인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져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 제한이 계속될 경우 총선 후에도 선거가 불공정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낙선한 정치 신인들이 현역의원들과의 현격한 형평성의 문제를 거론하며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자성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곳이고 가장 먼저 법을 준수하는 기구임에도 이렇게 초법적인 상황을 스스로 초래했다는 것은 국민에게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무책임 정치의 극치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획정위 존재 이유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총 9명의 위원 중 여야 측 위원이 4대4로 팽팽한 데 반해 의결 정족수는 3분의 2라 애초에 의결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 추천을 3명씩으로 줄이고 나머지 3명은 선관위에 추천권을 돌려줌으로써 합리적인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획정위의 의결정족수도 과반수로 바꿀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