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국민의당 '공정성장론' 의미있는 변화다.

국민의당이 2일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보수와 더불어민주당의 진보 사이에서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제3정당이다.
우리 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충돌해 극단적 대립 양상을 보여 왔다. 그 사이에 중도라는 완충지대가 생겨 유권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여야 관계를 대립에서 타협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공정성장론'이다. 야당이 성장을 말하기 시작했다는 점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여당은 성장을, 야당은 분배를 강조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정치권 경제이념 지형도다. 우리 정치권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공허한 논쟁만 되풀이했다.
국민의당 출범으로 성장을 경제이념 노선으로 내세운 야당이 생겼다. 야당이 경제회복을 바라는 민심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며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의 고충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자각의 결과일 것이다.
공정성장론은 세부 내용들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했던 강연이나 집필 등을 통해 창당 주도세력의 경제관이나 성장관, 기업관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북대 강연에서 "경쟁력이 밀리는 분야를 떼어내 매각하는 그룹에는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 발이 묶인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의 핵심 내용이다.
호텔 산업에서 한국 브랜드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경쟁체제로 만든다면 더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경쟁'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지난 1일에는 국회에서 진보 경제학자 장하성 교수와 함께 경제토크를 열었다. '금수저 흙수저의 한국경제, 공정성장으로 길을 찾는다'가 주제였다.
불공평한 분배를 문제로 인식하지만 해법은 분배가 아니라 공정성장에서 찾는다.안철수의 공정성장론은 얼핏 보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의 더불어성장론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적지 않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재벌해체 등 반기업적 성향이 보이지 않는다.
그가 경영 현장에서 안랩을 경영했던 기업인 출신이어서 그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소득의 몫을 늘려 성장을 추구하자는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한다.
반면에 공정성장론은 공정한 경쟁을 하면 성장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본다. 공정성장론의 핵심적 가치는 공정경쟁이다. 그는 재벌의 독점폐해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지만 해법은 재벌해체가 아니라 공정경쟁이다. 상생을 주장하지만 공유경제나 사회적 경제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국민의당 출범으로 정치권의 경제이념 색깔이 다양해졌다. 새누리당의 '성장을 통한 분배'와 더불어민주당의 '분배를 통한 성장' 사이에 국민의당의 '공정경쟁을 통한 성장'이란 중간지대가 생겼다. 그의 새로운 실험 결과가 주목된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