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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갈등의 후유증


여야 모두 공천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여당은 ,친박과 비박간의 공천 갈등을 겪고 있고 야당은 친노계, 친문계, 안철수계, 천정배계로 시끄럽다. 현재는 새누리당인 여당의 공천 잡음이 더 심각해 보인다.
여당의 경우 김무성 대표가 지난 17일 비박계 대거 탈락 공천안 추인을 거부하며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박계 공천 탈락을 추인하라며 김무성 당 대표를 거듭 압박했고 친박(親朴)계 최고위원들이 따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지도부가 아예 두 쪽으로 쪼개진 양상까지 보였다. 
공천관리위원회도 친박계 중심의 공관위원들이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이틀째 파행을 겪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상향식 공천만 외치다 현역 물갈이, 인재 영입, 국민 경선 어느 것 하나 해내지 못한 김 대표도 문제지만 기준도, 원칙도 없이 오로지 계파와 충성도만 따져 막무가내식 공천을 강행한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친박계의 문제는 마찮가지다.
당 대표를 향해 "죽여버려" 같은 막말이 난무하고 최고위원들끼리도 하극상이 횡행한다. 공천 탈락 의원들은 저마다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으니 명색이 집권여당이 사분오열, 모래알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53.2%로 치솟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40.7%까지 떨어지는 등 당·정·청이 동반 추락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공천 심사 대상 지역 254개 가운데 유일하게 유 의원 지역구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일부 언론에 공천 칼바람의 핵심 표적으로 여겨져 온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초선도 아니고 지금 걱정스러운 당 상황을 알지 않겠느냐"며 "나로서는 (유 의원의 결정을) 기다려 주는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유 의원이 알아서 탈당이나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말이고, 어떤 경우든 새누리당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니 그리 알라는 최후 통첩이나 다름없었다.
공정한 심판장 역할을 맡아야 할 공관위원장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말이다. 지금까지 원칙과 동떨어진 공천을 거듭해왔다지만 차마 이 정도일 줄이야. 유 의원은 이미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를 단수 후보로 공천할지, 경선후보로 할지, 아니면 낙천시킬지는 어디까지나 공식기구인 공관위와 공관위원장이 선택하고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공관위의 결정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유 의원을 탈락시켰을 때 불어올 '보복 공천' 논란과 선거 역풍을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관위는 지난 18일에도  결론을 짓지 못하고 최고위원회에 '의견을 듣겠다'며 안건을 넘겼다. 하지만 최고위에서도 친박과 김무성 대표 측의 갈등만 발생했다. 그렇게 공관위로 다시 넘어온 유승민 '폭탄 돌리기'는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을 나흘 앞둔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사정은 야당도 비슷하지만 특히 김무성대표가 밀어붙인 상향식 공천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만큼 4·13 총선으로 출범하는 20대 국회는 다음 선거부터 국민공천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법규 개정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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