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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4세 경영을 시작했다.
그룹 내부의 큰 동요없이 경영권이 승계되고, 전대 경영자들로부터 폭넓은 경영수업을 받은 장점 등이 이번 경영권 승계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측면이라면 가문 내 경영권 승계는 재계의 관행이라는 점에서 일반적 현상이지만, 창업자의 경영능력까지 유전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합리성이 부족하다는 '한국 재벌 승계의 문제점'을 우려하는 측면도 있다.
두산은 120년의 최장수 기업인 덕분에 가장 먼저 4세 승계의 시점을 맞이했다. 두산그룹 창업자 박승직의 증손자인 박정원 회장이 이달 말부터 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박용만 현 회장한테서 그룹 회장직을 넘겨받는다.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4세 경영 체제가 출범하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창업자의 아들인 박두병 초대 회장의 뜻에 따라 그동안 3세 ‘용’자 돌림 형제들이 그룹 회장을 맡아왔다. 장남인 박용곤 회장을 시작으로 5남인 현 박용만 회장까지 형제 가운데 4명이 맡은 뒤, 이번에 장남의 맏아들에게 자리를 넘기는 것이다.
대주주 가문의 경영권 승계가 두산만의 특징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관행이라고 해서 바람직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창업자의 후손에게 대대손손 뛰어난 경영능력이 유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겪고 있는 위기도 현 박용만 회장이 기획조정실장 시절 소비재 산업에서 중공업으로 주력을 바꾼 데 뿌리를 두고 있다. 두산에 큰 어려움을 안긴 2007년 미국 건설장비 회사 밥캣 인수를 비롯해 많은 기업 인수합병을 그가 지휘했던 까닭이다.
또 두산에서도 과거 경영권 승계를 놓고 형제간 분쟁이 있었다. 2005년 3남인 박용성 회장이 추대됐을 때, 차남이 오너가의 비리를 검찰에 진정해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일에 견줘 이번 승계를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비교의 대상이 전혀다르다. 새로 그룹 경영을 맡을 박정원 회장의 경영능력을 예단해 과소평가하려는 것이 아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한 혹독한 환경과 글로벌시대의 기업경쟁 등을 가볍게 본 선택은 아니길 바란다.
오너와 전문경영인 중 어느 쪽이 뛰어난지에 대한 정설은 없다. 한국형 재벌 체제의 긍정적 영향으로는 그룹기업간의 내부 현금 흐름을 이용하여 외부 자본의 의존성을 줄일 수 있고, 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새로운 회사를 창업할 수 있어 외부 충격에 덜 민감하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들 수 있다.
3·4세 경영자들은 선대로부터 깊이 있고 폭넓은 경영수업을 받은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과감한 기업가 정신을 살려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경영자는 핏줄이 아니라 오로지 능력과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단지 금수저를 물고 나와 그 자리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어선 안 된다. 우리는 3·4세 경영인들이 경영권과 함께 사회적 책임도 승계함으로써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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