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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청문회 해서 철저히 규명해야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을 만들어 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800만명이나 되는 소비자가 아무 규제 없이 팔리는 살균제를 의심 없이 써왔고, 그중 239명이 목숨을 잃은 대형참사다. 사망자 대다수가 병명도 모른 채 숨졌고, 지금도 피해자가 속출하는 어이없는 참사의 책임을 해당 기업들에만 물을 수 없다. 뒷북치기 규제와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로 위험을 방치했고, 피해자들의 호소를 간과한 정부의 책임 역시 묵과할 수 없다.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2006년 처음으로 가습기 살균제의 심각성을 알렸는데도 바로 역학조사에 나서지 않은 질병관리본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07년 말 4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관심을 촉구했을 때도 질병관리본부 담당과장은 감염병이 아닌 것 같다며 소관 탓을 했다. 그러다가 2011년에야 역학조사를 벌였고, 살균제가 폐 질환의 원인임이 드러났다. 이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또한 공산품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는 가습기살균제가 검사품목이 아니었다며 발뼘하고 있다. 2001년이후 판매됐던 6종의 가습기살균제는 하나도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다. 산업부의 기술표준원은 세정제 용도로 신청한 코스트코의 가습기클린업 제품에 대해서만 테스트를 했고 KC마크를 붙여줬다고 한다.

특히 옥시가 판매증대효과를 노리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식의 홍보를 하는데도 산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살균제는 인체에 흡입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게 기본이다. 미국은 '살균'이라는 단어가 붙는 상품에 대해서는 환경보호청(EPA)이 인체독성테스트 자료를 요구한다. 살균성분이 있다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가 한국에서만 팔리고 해외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2014년 9월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평가팀이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정부가 1997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유해성 심사대상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가습기 백서에는 PHMG가 유해성 심사대상에서 면제되는 물질이라고 했다. 웃기는 일이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했는데도 검찰은 2013년 정부조사가 나오기 전에는 수사하기 어렵다는 엉뚱한 이유를 대며 시간을 끌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이 단순히 관련 인사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조직적인 로비와 은폐시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옥시는 서울대 교수에게 뒷돈까지 대주며 실험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정확이 보인다. 옥시가 정부기관에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도 궁금하다. 다른 인허가 과정 때 온갖 트집을 잡으며 까다롭게 굴기로 유명한 기관들이 수년간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보고받고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끌기를 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 모든 의혹들이 남김없이 밝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뒤늦게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구제책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의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뒤늦었지만 당연한 조치와 반응들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국회 청문회를 열어 정부 책임론의 진상까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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