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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대상을 확대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전격적으로 재의결을 요구하면서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상시 청문회법과 관련,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아닌 통제를 위한 것이고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에 규정된 권력분립 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청문회가 상시화되면 행정비효율이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순방중인 박 대통령이 곧 재의요구안 재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재의의 요구가 있을 때 국회는 본회의에서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법률로서 확정된다.
문제는 19대 국회가 이틀 뒤인 29일 끝나 사실상 본회의를 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남은 날이 주말인데다 낙선자들이 많아 본회의 일정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19대 국회 임기 만료 때까지 재의결을 못한 경우에는 해석이 갈린다. 다수설은 정부로부터 재의요구안이 넘어온 것이므로 본회의에서 다시 의결을 하지 못할 경우엔 다른 계류 안건들처럼 '임기 만료 폐기'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반면 소수 의견으로는 전례가 없고 재의결 하기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이므로 법안의 연속성을 인정해 20대 국회에서도 재의결 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사무처도 다수설인 폐기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져 현재로선 폐기 수순을 밟은 가능성이 높다는 대체적인 관측이다.
나라 밖에서 정상 외교를 하던 대통령이 19대 국회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날에,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어서 파장이 더욱 컸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 행사"라며 옹호에 나섰지만,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개정 국회법을 한껏 활용하려던 야권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회동 이후 조성돼온 '협치'의 분위기도 사실상 물 건너 가는 형국이다.
오는 30일 개원하는 20대 국회도 '협치'가 아닌 '대치'의 정국에서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은 국회의 운영 절차를 규율하는 법이다. 그 내용을 정하는 일은 국회 자율에 맡겨야 한다. 행정부가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문자 그대로 ‘의견 제시’에 그치는 게 옳다.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결정은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거부권 행사는 레임덕(권력누수)만 앞당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이번에 통과된 상시 청문회법은 국회법 65조 1항, 상임위에서 청문회의 개최 요건을 ‘중요한 안건’에서 ‘소관 현안’으로 확대한 것뿐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거부권은 오히려 더 큰 역풍이 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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