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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사고, 원청업체도 책임져야 한다


 

 생일을 하루 앞둔 19세 청년이 작업현장에서 부모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신체가 심하게 훼손되는 죽음을 맞았다. 청년의 죽음이 체 가시기도 전에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숨지거나 부상한 사람들은 모두 시공사의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두 사건 모두 현장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과실로 결론 지어지고 있다. 과연 하청업체 직원들만의 과실인지 묻고 싶다.

남양주시의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사고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비좁은 지하 밀폐공간에서 철근 절단을 위한 용접작업을 하던 중 가스통에서 새어나온 폭발성 가스에 인화돼 가스가 폭발하고, 이로 인한 충격파로 구조물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협소한 지하공간에서 위험천만한 가스 관련 작업을 하려면 사고예방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 구의역 참사와 관련된 업체는 서울메트로로부터 연 9%가 넘는 고수익과 최대 22년의 독점사업권을 보장받았다고 하니 누가 봐도 정상적인 계약이 아니다. 공기업이 '퇴직 후 직장'을 만들어 이권이 보장된 일감을 몰아주면서도 서울메트로 출신이 아닌 대부분의 현장 직원들은 복지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혹사당했던 사실이 이번 비극을 통해 드러났다. 퇴직 임직원들의 배를 불리느라 정작 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하는 직원들의 안전은 나 몰라라 했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메트로는 퇴직 직원들을 챙겨주려고 허술한 안전 관리를 눈감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 규칙을 새로 만들고 제도를 보완하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관리 능력과 실천 의지가 미흡한 결과이다. 사회 전반의 안전불감증과 생명경시 풍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위험의 외주화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하철 공사도 이 사례에 딱 들어맞는다. 시행자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지만, 시공은 포스코건설이 맡았으며,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포스코건설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이런 다단계 구조는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관행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협력업체는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저가 입찰을 하고, 이에 따라 수지를 맞추려다 보니 경비 절감을 위해 인건비나 안전 비용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비용절감 등으로 하청업체들이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내몰리면서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안전 불감증과 함께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험 노동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주업체의 사고 책임을 원청업체에도 엄히 물어야 한다.  더 이상 위험한 업무들이 외주업체에 무책임하게 떠맡겨져 안전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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