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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위험속에서 교육 제대로 하겠나

 
일선 학교 여교사들이 성폭력이나 성희롱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고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전국의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섬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0.7%가 교직 생활 중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여교사 10명 중 7명이 교직생활 동안 성적 피해를 당한 것이다.

가장 많은 피해 경험은 술 따르기·마시기 강요(53.6%)였고,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40.0%), 언어 성희롱(34.2%), 신체 접촉(31.9%) 등의 순이었다.

가해자의 유형에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로 가장 많았고, 동료교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62.4%에 달해 학교 내 성폭력도 심각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전남의 경우 학교관리자가 가해자인 비율이 58.7%로 전국 평균(72.9%)에 비해 낮은 반면, 학부모가 가해자인 비율이 22.3%로 전국평균(12.8%)보다 높았다. 전남 여교사들이 타지역에 비해 학부모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돼 있음을 말해준다.

교사들은 교육부와 언론이 사건 원인으로 주로 꼽은 ‘관사 CCTV 등 안전시설 미치 및 치안력 부족’(6.1%), ‘도서 벽지 지역에 신규 여교사 배치 증가’(1.7%), ‘여교사 비율 증가’(0.2%)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67.1%)과 ‘가해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24.6%)을 꼽았다. CCTV를 설치한다고 성폭력이 예방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구조적으로 성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이다.

범접할 수 없는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할 우리 교단이 늘 성폭력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런 환경에서 교사들이 어떻게 자긍심을 갖고 학생들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겠는가. 학교 상급자는 물론이고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성평등 의식을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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