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녹취록으로 드러난 친박의 공천 개입

친박계 핵심 최경환·윤상현 의원이 4·13 총선을 앞두고 당 예비후보에게 지역구 변경을 압박한 내용의 녹취록이 18일과 19일 공개되면서 새누리당은 폭탄 맞은 꼴이 됐다. 두 사람의 전화를 받은 예비후보는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 지역구(경기 화성갑)에서 공천에 도전했던 김성회 전 의원으로 확인됐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친박 세력의 공천 개입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더욱이 녹취록에는 협박성 내용도 포함되 파장은 커지고 있다.

18일 TV조선이 보도한 통화녹음에는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그 지역에서) 빠져야 한다.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 거기는 아니다"며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 서청원, 최경환, 현기환(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등 친박 핵심 이름을 거명하며 지역구를 옮기면 경선에 승리할 수 있게 돕겠다고 회유하는 한편 거절할 경우 사정기관 동원을 시사하는 등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최 의원도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대통령 뜻이 맞다. (다른 지역구에) 보내라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라며 거듭 지역구 변경을 압박했다. 결국 김 전 의원은 인근 지역구로 옮겨 경선에 나섰으나 낙마했다.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에는 당내 경선과 관련해 '경선후보자'(경선후보자가 되려는 자 포함)'를 협박, 유인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윤 의원이 김 전 의원에 대해 '별의 별 것 다 갖고 있다'고 한 것은 협박에 가깝다. 지역구를 옮기면 경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57조 '매수금지' 조항 위반 소지가 크다.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마땅하다

녹취록 파문이 일자 서청원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정도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장 조사에 나서야 하고,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녹취록에 나오는 VIP의 뜻이 실재 '대통령의 뜻'이였는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일부 인사들이 대통령 이름을 이용한 것이라 해도 엄정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