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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찜통도시 전주, '바람의 길'을 열어라

매년 여름철이면 신문과 방송에는 ‘열섬현상’이란 말이 단골메뉴처럼 등장한다. 열섬현상이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지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건물이나 도로, 콘크리트로 덮인 지표면은 수분을 포함한 흙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저장하고 태양에너지를 반사하는 반사체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주는 전국 도시 가운데 열섬현상의 중심에 있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덩달아 전주의 수은주도 멈출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요즘 전주지역은 섭씨 36∼37도를 오르내린다. 찜통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이르고 있다. 과거엔 ‘찜통더위’ 하면 대구였다. 내륙 분지형의 지리적, 지형적 구조 때문에 대구는 매년 무더운 곳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전주가 그 자리를 불명예스럽게 이어받았다. 대구시는 녹지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탓에 여름철 수은주를 크게 끌어 내리는 데 성공했다. 가로수, 산업단지 및 아파트단지 등 도심녹화, 시내 녹지공간 확충 등 녹지정책을 제일 과제로 추진한 이후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전주 역시 대구와 같이 산과 높은 대지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지형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00년도를 전후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고층 아파트들은 전주를 가로지르는 ‘바람 길’을 통째로 막아 전주를 가마솥 도시로 만들고 말았다. 자연적인 요소와 인공적인 요소가 만나 최악의 찜통 도시가 된 것이다.
인구가 밀집돼 있고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 중심지는 인접한 교외 지역에 비해 평균 기온이 3-5℃높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고, 특별한 경우에는 약 8℃까지 높다고 한다.
도시열섬은 단순히 온도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도시민들의 삶의 질도 악화시킨다. 이러한 무더위로 인해 스트레스와 질병이 크게 증가되고 있다. 폭염 시 기온이 섭씨 1도 더 오르면 서울지역의 경우 사망률은 16% 가까이 증가한다는 최근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이런 열섬현상에 대해 우리가 실행해야 할 해결책은 무엇이 있는가? 열섬완화를 위한 도시계획 수립단계에서 바람 길을 확보하고, 도시녹지의 계획적인 확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전주시 등에서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학교 숲 조성이나 대학캠퍼스 공원화 사업 등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도심 속에 자리 잡은 대학캠퍼스의 공원화 사업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공공건물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 친환경 도시녹지 공간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캠퍼스 건물이나 아파트 등 대규모 건물 옥상에 정원을 가꾸는 것만으로도 실내 온도가 최대 4℃ 가량 내려간다고 한다.
도시열섬 최소화를 위한 단기적 장기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도시열섬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 도심 내 숲 공간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도시열섬을 단순히 환경문제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복지, 지역 경쟁력 강화 등 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이런 부분이 철저히 선 반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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