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 중 하나가 ‘어음제도 폐지’이다.
최근 경기침체와 내수부진,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어음을 받은 중소협력업체가 입을 피해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하도급 관계에서 비롯되는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해 어음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소기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어음제도는 과거 60년대 이후 은행자금이 많이 부족하던 시절에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당시 어음은 현금을 대체해 상품의 유통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수단이 됐다.
어음은 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정해진 날짜까지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유가증권이다. 따라서 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하거나 중소기업 간 대금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하반기 외환위기 이후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기업의 연쇄도산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교섭력이 약한 것을 이용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어음을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나아가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대기업들도 줄줄이 도산하는 위기까지 몰고 왔다. 자연스레 어음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줄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어음거래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어음제도 폐지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70%이상이 어음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어음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폐지’에 찬성한 중소기업은 73.0%로 ‘현행 유지’(27.0%) 응답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어음제도 폐지 찬성이유로는 ‘결제기일 장기화로 인한 자금운영 애로’(78.1%), ‘어음부도로 인한 자금 미회수’(58.1%), ‘할인수수료 비용과다’(26.0%)를 지적했다.
어음제도 폐지 반대 이유(현행 유지)로는 ‘기업 간 상거래 위축우려’(40.7%), ‘관행적 거래형태’(20.0%), ‘어음할인 등을 통한 적기 자금조달 곤란’(19.3%) 등을 꼽았다.
최근 1년간 수취한 판매대금 중 현금결제비중은 56.0%, 어음결제비중이 34.2%를 차지해 아직도 어음을 수취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대가 연일 급변하고 있다. 그만큼 금융시장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금리와 투자액이 결정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사업성 및 투명성 제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융사는 기존의 담보대출 관행 등의 구시대적 위험관리에 탈피해서 투자 위험을 판단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은행대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소기업 금융 현실을 고려할 때,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에 따른 신용위험을 유동화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대기업에 유리하고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형성돼있는 금융 관행이 개선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