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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광우병처럼 어떤 위험은 10년이나 20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현실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들을 서슴없이 자행하며 어떤 끔찍한 미래가 닥쳐올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위험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얼마나 안전한지 입증할 수 없으며, 어떤 위험을 가져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생명의 오묘한 신비에는 접근할 수 없다. 과학은 어쩌면 실험자가 원하는 실험적 결과만을 얻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잔치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없는 위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생명체 간 유전자 교환은 동종끼리 자손을 남기기 위해서만 이뤄졌다. 그러나 유전 공학의 발달은 유전자를 기계의 부품처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능하게 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은 전통적인 품질개량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육종 재배를 통해서는 유전적 특성이 같은 종이나 비슷한 종끼리만 전달이 가능하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는 다른 종의 유전자에 들어가 생명체의 성질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
몬산토라는 다국적기업에서 1996년에 유전자조작 식품의 개발이 처음 시작됐다. 몬산토, 듀폰, 신젠타, 다우케미칼, 아벤티스는 유전자 관련 글로벌 5대 거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제초제에 끄떡없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이식한 콩과 옥수수 종자를 만들고, 해충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해충이 먹으면 죽는 종자를 만들어 특허를 냈다.
특히 몬산토사는 유전자조작 종자와 제초제를 세트로 농민에게 판매하면서 자신의 회사 것만 쓰겠다는 계약서를 쓰게 하고, 특허료를 지불할 것이며, 미래에 심을 종자를 따로 보관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하도록 종용한다.
GMO는 불과 2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것이다. 인체에 유해한지 안전성을 검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버젓이 GMO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을 장악하고 있다. 혹시 우리가 검증을 위한 실험 대상자가 아닐까?
영화 ‘제보자’를 기억한다. 황우석 박사 스캔들은 그 당시 국민 전체를 정신적 충격에 빠뜨렸었다. 유전공학은 어디까지 왔을까? 복제양 돌리를 알듯이 생명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기술뿐 아니라 사람의 유전자를 돼지에, 물고기의 유전자를 딸기에,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식물에 이식해서 원하는 목적을 이뤄내는 수준 이상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강력히 규제하는 것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정부의 당면 과제다. 우리는 유럽인들보다 10배나 더 많은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최종 제품에 GMO임을 무조건 표시하는 완전 표시제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알 권리와 선택 속에 유전자조작식품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 개개인도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우리 땅에서 자란 전통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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