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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이 정쟁의 볼모가 돼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국회가 입법 기능 외에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을 가지는 데서 인정된 것이다. 국회의 권한과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점검한다는 의미에서 국회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다.

 


새누리당이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26일부터 20일 간의 일정에 들어간 국감이 시작 첫날부터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끝내 거부할 경우 단독 국감도 불사하겠다고 맞불을 지르고 나섰다. 지난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로 여야의 극한대치가 이어지면서 국감 파행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새누리당은 해임안 가결을 '날치기' 등으로 비난하며 향후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단독으로라도 국정감사를 진행할 태세다. '반쪽국감' 가능성과 함께 후유증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첫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12개 상임위원회에선 58곳의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이 예정됐지만 차질이 빚어질 게 분명하다. 위원장이 새누리당 소속인 위원회는 국감이 아예 중단되고, 나머지 상임위에선 국감이 열릴 전망이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참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감사는 16년 만에 찾아온 여소야대라는 상황과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축적된 대형 사건들과 악화된 경제, 갈수록 심각해지는 안보문제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했다.

 


전북에 있어서도 이번 국정감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야 3당으로 고루 분포된 전북 정치권이 20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맞는 국정감사이기에 도민들이 거는 기대는 그 어느 국감 때보다 높다. 굵직굵직한 쟁점 사안들도 산적해 있다. 전북의 핫 이슈인 새만금 MOU 백지화 논란을 비롯,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허용,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과 역사교과서 보조 교재 개발, 서남대 사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안착 문제 등이 줄줄이 포진돼 있다. 전북도 역시 이번 국감을 도정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기회의 장’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다각적인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지금처럼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국감 일정과 활동이 파행으로 치달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과 더불어 국정감사가 부활되었을 때만 해도 국민들은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후 30년 가까이 국회의원들의 경험과 전문성 부족, 정책에 대한 무지 등으로 정쟁이나 일삼는 ‘정치’ 감사에 그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국정감사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정감사가 국민들에게는 정쟁이나 지켜보는 짜증나는 일로만 계속 머물게 된다면 폐지론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실효성 있는 국정감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와 연계된 입법 기능도 점차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불신 받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여야 간 의견 대립으로 국감의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국감이 정쟁의 볼모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여야 모두 당당하게 국정감사에 임해 시비를 가려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권한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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