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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사회에 최대 화두가 됐던 단어 가운데 하나는 ‘금수저·흙수저’ 로 통칭되는 이른 바 ‘수저 계급론’이다.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으로 본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 수저 계급론이다. 수저 계급론은 지금도 여전히 여러 계층을 강타하고 있을 정도로 논란이 크다.
최근에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초저금리 대출 논란으로 ‘황제 대출’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김 장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시절인 2014년 농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올해 8월 기준으로 대출 잔액이 3억2000만원에 금리가 연 1.42%다. 농협은행 전체 담보대출자 80만여명 가운데 6번째로 낮은 금리다. 이런 황제대출이 공직사회에서 드물지 않은 것으로 국정감사 결과 낱낱이 드러났다. 농협은행의 특혜대출 의혹이 그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에서 연 1%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100명 가운데 90명이 공무원이다. 105만여명에 달하는 농협은행 신용대출자 가운데 0.009% 이내인 상위 100위 저리 대출자, 이른 바 ‘황제 대출자’의 90%가 공무원이라는 것이다. 공기업 인사도 4명이 들어 있다. 저신용자 지원 대출 4명을 제외하면 일반인 대출은 2명뿐이다. 상위 100위 저리 대출은 금리가 연 1.04∼1.94%로 평균은 연 1.84%다.
NH농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자 105만7888명에게 적용된 평균금리는 3.81%다. 이런 상황에서 공직자가 초저금리로 돈을 빌리는 관행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위 황제 대출자 100명과 일반인과의 대출금리 차이는 무려 2배가 넘는다. 일반 국민에겐 1%대 금리가 꿈의 금리다.
이쯤 되면 누가 뭐래도 특혜 대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금리 결정기준의 핵심이 소득과 연체기록 등의 신용도인데 저리 대출자의 90%가 공무원이라는 건 어떤 이유로도 형평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농협은 “이들에 대한 단체대출은 우량 고객 선점을 위한 은행의 영업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 거래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초우량 고객들도 받기 힘든 초저금리라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4년 6월 당시 NH농협은행 신용 1·2등급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5%였다는 사실을 볼 때 농협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만한 국민들이 몇 명이나 있을 것이고, 더욱이 그게 농협의 설립 취지에 합당한 설명일까.
농협의 설립 목적 제1조에는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명시돼 있다.
농협은 설립 목적으로만 보아도 최대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일반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번 황제대출 건 외에도 그간 농협은 설립 취지에 어긋한 행동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농업인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돈 장사에 눈이 먼 농협이라는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1%대 금리 대출자가 다른 사람에 비해 특별한 취급을 받았는지를 금융당국이 명백히 검토해야 한다. 공직자가 그 지위를 이용해 특혜 대출을 받았다면 엄중한 제재도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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