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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늘리기', 백약이 무효인가

전국 각 중소단위 지방자치단체마다 풀지 못한 난제가 있다. ‘인구 늘리기’다. 지난 십 수 년 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오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농어촌 고령인구는 37.8%로 이미 재생산 위기가 현실화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농가 빈집은 늘어나고 아기울음 소리가 그친 마을이 늘어나고 있다. 마을회관은 경로당이 됐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으로 교육 접근성은 취약해지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는 면단위도 수두룩하다. 인구감소가 연쇄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농어촌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지방 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주, 군산, 익산, 완주를 제외한 전북도내 10개 시·군이 인구 붕괴로 30년 안에 소멸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도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인구 늘리기를 위한 전국 농어촌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산모와 귀농·귀촌인 등 전입자에 대한 물량공세는 기본이고 청춘 남녀의 단체 미팅 주선과 유공 공무원의 특별승진까지 갖가지 묘책이 동원되고 있다. 가장 흔한 인구 확대 방안은 각종 명목의 장려금 지원이다. 신생아 장려금은 농어촌 자치단체 가운데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귀농·귀촌인 유치에도 장려금은 빠지지 않는다.

 


전북도가 민선 6기 하반기의 도정 핵심 정책으로 ‘인구 늘리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송하진 도지사는 최근 공식 회의석상에서 “인구 유출, 저출산 등으로 전북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지역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모든 정책과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항상 인구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저출산대책팀’과 ‘청년정책팀’을 신설해 주거·일자리·복지 등 조직개편을 통해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인구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자치단체들의 이런 총력전은 인구가 지역의 존립기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면 당장 자치단체의 살림살이가 쪼그라든다. 정부가 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을 산정할 때 중요한 잣대로 삼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복지비와 보조사업비, 기반시설비 등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생활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현상과 탈농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원을 중단하는 자치단체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저 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진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만혼이 사회흐름으로 자리를 잡았고 계속 심화된 경제 위축은 결혼까지를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인구늘리기가 어디 땜질 식 정책만으로 될 일인가. 노령화와 저출산, 젊은이의 탈농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별 시·군 차원에서 추진하는 인구 늘리기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민적 감성에 호소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정부가 약속한다 해도 개개인이 처한 현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강제할 수도 없고 될 일도 아닌 일이 출산이다.

 


농어촌 인구정책은 단발적인 정책으로 해결될 수가 없다. 모든 정책을 통합해 죽기 살기로 농어촌 공동화 해소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는 인구정책이라는 총체적인 접근 속에서 농어촌 삶의 질을 향상하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편을 통해 인구 늘리기 정책을 접근해야 한다. 인구정책에 대한 큰 틀에서 삶의 질을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과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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