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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한 듯 하던 지리산댐(문정댐) 건설 문제로 또 시끄러워지고 있다. 지리산댐은 지난 1984년 이후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국회에서 댐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중단된 것으로 보였다. 지난 2012년에는 국토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이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댐의 경제성이 없다(식수원으로 부적합)는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같은 해 환경부에서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지리산댐을 다목적댐으로 만들면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 역시 함양 용유담 수목을 막기 위해 다목적용 댐 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정부도 ‘백지화’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결론적으로 지리산댐 건설은 명분과 실리를 전혀 얻지 못한 채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청객이 됐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식수 댐과 지리산댐 건설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뒤 국토교통부가 댐 건설 사전 검토에 나서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시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물 문제’. ‘지리산 댐을 부산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광역상수도 댐으로 건설하는 방안’ 과 ‘주민투표로 댐 건설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경남도는 지난 8월 경남도민들의 식수공급을 위해 지리산 다목적댐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급기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역에서 희망해올 경우 승인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지리산 댐 건설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로부터 다시금 공분을 사고 있다.
댐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은 건설이 아닌 ‘해체’다. 댐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진즉부터 댐 해체 바람이 불고 있다. 대전대학교 허재영 교수의 ‘해외의 댐 철거 사례 및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1912년부터 해체한 댐과 보가 43개주에서 650여개, 2007년에만 12개주에서 54개의 댐이 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댐을 해체하고 있다. 댐의 경제성보다 댐건설 이후 자연파괴나 생태계교란이 주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추세가 이러한데 우리정부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르며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가 숱한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의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벌써 잊었는가. 부산 경남 지역의 주된 식수원인 낙동강은 4대강의 후휴증으로 처참하게 망가지고 있다. 그런 낙동강이 오염돼 식수원으로 사용하기가 어렵게 되자 새로운 댐을 건설해 물 문제를 해결하자는 발상인 것 같은 데 이건 지역이기주의 발상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대체 지리산이 어떤 산인가.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이자 ‘민족의 영산(靈山)’이고 우리네 ‘어머니의 산’이 아닌가. 제 아무리 경제성이나 타당성, 지역이기주의가 앞선다 한 들 바라만 보기에도 아까운 지리산 주변에 댐을 건설한다는 게 과연 이 나라 국민으로서 온당한 발상인가. 전두환 정권이 허리를 동강 낸 지리산은 이미 민족의 영산, 어머니의 산으로서 생명을 다해가고 있는 판이다. 그런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나 댐 건설을 운운한다는 건 무지의 극치이자 탐욕의 극단이다. 만약 지리산 댐이 건설된다면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홍준표 지사나,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뒷전에서 댐 건설을 교묘하게 부추기고 있는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라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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